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인천국제공항 여객 80% 감소 '신음'
[더팩트ㅣ이덕인 기자] 언제쯤 정상화될 것인가.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공포에 휩싸인 대한민국은 서서히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하늘 길'은 막혀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아직도 미국, 이탈리아 등 많은 국가에 사망자와 확진자를 내며 큰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전 세계를 잇는 '국제공항'들은 그야말로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여객이 약 80% 감소해 1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김포국제공항도 2003년 이후로 일일 이착륙 항공기가 없는 날이 발생했다. 국내외 다른 국제공항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항공기 날개를 붙잡았고, 공항 이용객은 현저히 줄었다. '아노미'에 빠진 공항을 카메라에 담았다.
◆'인천국제공항' 일일 여객 1만명 아래로
3월 24일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9316명에 그쳐 개항 이후 최악의 실적을 남겼다. 매년 1조원 정도의 흑자를 기록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코로나 여파로 1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코로나 대비 3단계 비상운영계획을 마련하고, 출국장 운영을 축소하는 등 1단계 비상운영을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공항 내 '생활 필수품' 마스크..."사람보다 안내 로봇을 더 자주 봐요"
코로나로 인한 우리 삶의 변화는 상당히 컸다. 취재진이 며칠간 본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국제공항에는 무지개색 마스크는 물론, 안면 가리개와 보호장갑, 특수방호복까지 등장했다. 마스크를 벗고 공항을 배회하는 여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여행객보단 공항 직원들이 취재진에 눈에 더 많이 보였다. 공항 내에서 미화를 담당하는 한 직원은 "사람이 많이 줄어 공항에서 자주 마주치는 건 인공지능 안내로봇 뿐이다(웃음). 날이 추워지기 전에 생기 넘쳤던 공항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 검진 '위킹 스루' 선별진료소 등장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줄지 않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월 26일 인천국제공항 야외 공간에 외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검체 채취를 위한 개방형 선별진료소(오픈 워킹 스루형)를 설치했다.
제1, 2 여객터미널에 8개씩 총 16개의 검체 채취 칸막이를 마련해 5분에 한 명꼴로 국내 입국하는 여행객들의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공항 선별진료소는 1시간에 12명 정도의 검체 채취가 가능해 1시간에 7명 정도를 검사하는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보다 빠르다.
◆하늘길 막힌 '김포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의 상황도 인천국제공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3월 12일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항공기는 단 한 편도 뜨지 않았다. 일일 이착륙 항공기가 없었던 적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정점에 달했던 2003년 이후 17년 만이다.
일평균 24편이던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운항 편수는 급감했고, 공항 내 면세점 이용객과 일대 상권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공항 내 약국을 운영하는 박 모 씨는 "약국을 찾은 이용객이 많이 줄었고, 공항 직원들만 마스크를 구매하러 온다. 코로나가 빨리 사라졌음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코로나19 사태는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을 포함해 국내외 많은 국제공항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한국은 잠잠해지고 있지만 다른 나라가 문제다. 계속 발생하는 확진자로 공항들의 침체는 길어지고, 그 여파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머지않듯 '공황'에 빠지 공항들이 빠른 시일 내에 여행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그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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