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vs 웨일스! 베일 '장군'-호날두 '멍군'
[더팩트 | 심재희 기자] '형 만한 아우, 있다 or 없다?'
7일(한국 시각) 새벽 프랑스 리옹 파르크 올림피크 리옹에서 펼쳐진 포르투갈-웨일스의 유로 2016 준결승전. 경기가 끝난 뒤 축구팬들의 생각이 엇갈리고 있다. '형 만한 아우 없다'는 의견과 '형 만한 아우 있다'는 주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형 만한 아우는 역시 없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 보면, 형 만한 아우는 분명히 있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가레스 베일의 '레알 브라더 더비'는 그렇게 명승부로 마무리 됐다.
포르투갈이 웨일스를 2-0으로 꺾고 12년 만에 유로 대회 결승 고지를 밟았다. '5무투갈'의 비판을 털어내는 완승이었다.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도 후반 초반 승부수를 던져 승기를 잡았다. 웨일스는 '돌풍'을 4강에서 마감했다. 8강전까지 보였던 '팀 웨일스'로서 탄탄한 전력을 보였지만, 후반 초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포르투갈의 관록이 웨일스의 패기를 꺾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베일과 호날두의 '브라더 더비'는 기대 이상으로 흥미진진했다. 먼저 장군을 부른 쪽은 베일이었다. 웨일스의 섀도 스트라이커로서 프리롤을 부여받은 베일은 종횡무진 공격을 지휘했다. 왼쪽, 오른쪽, 중앙, 전방, 후방을 가리지 않고 날아다녔다. 발군인 순간 스피드와 왼발 한방으로 포르투갈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순발력으로 측면을 지배했고, 중앙 쪽에서는 중거리포까지 시도했다. 골을 터뜨리지 못했지만 전반전은 확실히 '베일 타임'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우상' 호날두를 옆에 두고 여유 있게 돌파에 성공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전반전에 다소 잠잠했던 호날두는 후반 초반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골 제로백'은 5분이면 충분했다.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점프력과 체공력으로 '명품 헤더골'을 완성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AS 로마를 상대로 골을 뽑아낸 '에어 호날두'의 능력을 다시 발휘했다. 가속이 붙은 호날두는 힘을 더내서 '도우미'로 변신했다. 후반 8분 슈팅성 패스가 루이스 나니의 추가골로 연결됐다. 후방까지 이동한 부지런한 움직임과 과감한 슈팅이 어우리지면서 '행운성 도움'을 올렸다. 전반전 '아우' 베일의 장군에 후반전 확실히 '멍군'으로 응답한 '우리형' 호날두였다.
호날두와 베일이 더 대단한 것은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롤'이 다소 다르지만 변함 없이 좋은 활약을 보인다는 점이다. 호날두는 '토털패키지'라는 별명에 걸맞게 다양한 공격으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보다 포르투갈의 전방이 약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윙과 원톱을 오가며 득점력을 높이고 있다. 웨일스전에서 유로 대회 개인 통산 9호골을 터뜨리며 미셸 플라티니와 함께 득점 공동 1위에 랭크됐다. 베일도 마찬가지다. 최전방 공격수부터 섀도 스트라이커, 윙까지 가리지 않는다. 팀이 펼치는 전술과 상황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하며 제 몫을 다해준다. "우상인 호날두를 닮고 싶다"는 자신의 말을 확실히 실천하고 있다.
같이 있으면 든든한 '브라더'가 따로 그라운드에 서서 명승부를 펼쳤다. 결론은 '우리형' 호날두의 승리였지만, '아우' 베일 역시 만만치 않았다. 승리한 호날두도 패배한 베일도 '명불허전'을 증명했다. 호날두는 뿌듯한 웃음을, 베일은 존경의 엄지손가락을 서로를 향해 보이고 있을 듯하다.
이제 유로 2016은 2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의 준결승전, 그리고 그 승자와 포르투갈이 치를 결승전.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까. 일단 현재로선 포르투갈과 호날두가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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