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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속을 수도…동남아 여행객 100달러 위조지폐 '주의보'

  • 전국 | 2024-10-07 12:00

캄보디아·라오스·태국 여행객 범법자 될 수도
마사지숍·숙소서 진폐와 바꿔치기 수법 피해


최근 동남아 인근에서 급증하고 있는 위조지폐 환치기에 사용되고 있는 위조지폐(아래)와 진폐(위)는 육안으로 구분하지 쉽지 않다./대구=김민규 기자
최근 동남아 인근에서 급증하고 있는 위조지폐 환치기에 사용되고 있는 위조지폐(아래)와 진폐(위)는 육안으로 구분하지 쉽지 않다./대구=김민규 기자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위조지폐 바꿔치기에 사용된 위조지폐(아래)와 진폐(위)는 육안으로 구분하지 쉽지 않지만 위조지폐 뒷편 하단 오른쪽에 캄보디아어로 가품이라고 쓰여 있다./대구=김민규 기자
최근 동남아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위조지폐 바꿔치기에 사용된 위조지폐(아래)와 진폐(위)는 육안으로 구분하지 쉽지 않지만 위조지폐 뒷편 하단 오른쪽에 캄보디아어로 가품이라고 쓰여 있다./대구=김민규 기자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김강언(51·언론인) 씨는 캄보디아 출장 전 대구의 한 은행 지점에서 100달러 20장을 환전했다. 그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달러를 사용하려다 위조지폐라서 받아줄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다.

#송봉섭(32·건설업) 씨는 라오스 여행을 다녀온 후 남은 달러를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판매하려다 위조지폐를 팔려고 했다는 오해를 받았다. 달러를 구매하려고 했던 이는 지폐 한쪽 귀퉁이에 캄보디아어로 작게 쓰인 문구를 문제 삼아 위조지폐라고 항의했다.

최근 동남아를 다녀온 이들이 위조지폐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은 한국에서 교환해 간 달러를 동남아 등지에서 사용하다 위조지폐범으로 몰리는가 하면 귀국 후 은행에서 다시 한화로 환전하려다 위조지폐인 것이 드러나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처럼 정교해진 위조지폐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달러를 사용하려다가 이 같은 상황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오스 현지에서 가이드업을 하고 있는 임동섭(54) 씨는 "동남아 등지에서 발생하는 위조지폐 사기 사건의 경우 비단 어제오늘 일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 지역에서는 위조지폐를 장례식 때 노잣돈으로나 사원에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다"며 "최근 모조 지폐가 점점 더 정교하게 나오면서 이런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씨와 송 씨의 사례에서 사용된 위조지폐의 경우 육안으로 진위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정도로 정교했다. 특히 홀로그램 표현 방식과 미세한 도트식의 점으로 된 선까지 위조지폐에 표현됐다. 앞면의 경우 차이점을 찾기가 거의 어렵다. 뒷면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하단부 왼쪽 끝에 작은 글씨로 캄보디아어가 적혀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품'이라는 뜻으로 유일하게 구분할 수 있는 표시다.

실제 진폐와 가품을 나란히 놓고 만져봐도 구분이 쉽지 않았다. 두 지폐를 동시에 만져보면 위조지폐가 진폐보다 조금 더 매끈했다. 세로띠로 된 홀로그램은 자세히 보면 가품의 경우 컬러 색감으로 표현해 입체감이 없다. 하지만 어두운 곳이나 진폐와 뒤섞여 있다면 누구나 혼동할 정도로 구분이 매우 어렵다.

임동섭 씨는 "현지인이나 가이드가 있을 경우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영업정지와 처벌을 받기 때문에 주로 개인 여행객이나 현지어를 모르는 자유여행객의 피해가 크다"며 "개인 귀중품은 절대 외부에 맡기지 말고 계산을 할 때도 직접 카운터로 가서 돈의 이동 경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가장 정교하게 나온 100달러 진폐(위)와 위조지폐(아래) 도트형 짜임새 미세한 표현 방식까지 재현되서 구분이 쉽지 않다./대구=김민규 기자
최근 가장 정교하게 나온 100달러 진폐(위)와 위조지폐(아래) 도트형 짜임새 미세한 표현 방식까지 재현되서 구분이 쉽지 않다./대구=김민규 기자

◇마사지·숙박업소 귀중품 보관소 주의해야

위조지폐 바꿔치기는 주로 숙박업소 금고나 마사지숍 귀중품 보관함 이용 시 발생한다. 여행자들이 숙소의 금고나 마사지숍 귀중품 보관소에 현금을 보관하면 위폐 바꿔치기범들이 예비 열쇠나 2중 구멍을 통해 진폐를 위조지폐와 교환하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지폐를 사용하려다 적발되거나 최악의 경우 위조지폐 행사죄로 경찰서에 구금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또 귀국 후 은행에서 교환을 하다 위조지폐로 판명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음식을 먹거나 물건을 구매하면서 고액권을 내면 위조지폐로 바꿔치기를 한 다음 거스름돈이 없다며 위조지폐를 주는 방식도 횡행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피해가 발생해도 증거가 없는 데다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에서 발생하는 게 대부분이어서 구제받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더 골치 아픈 건 동남아 국가의 경찰 행정력이 꼼꼼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보니 졸지에 위조지폐 행사죄로 법적인 문제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일이 당장 벌어지지 않아도 위조지폐를 갖고 있는지 본인이 모르기 때문에 나중에 다른 나라에서 사용할 때 여러 가지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시중 은행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위폐를 유통시키는 경우가 없다고 보면 된다. 보유한 달러가 위폐감별기를 모두 이용해 걸러진 것들이기 때문이다"며 "고액권의 경우 일련번호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에서 현지 가이드업을 하고 있는 임동섭 씨는
동남아에서 현지 가이드업을 하고 있는 임동섭 씨는 "최근 발생한 사건의 위조지폐의 경우 현지인들도 구분이 쉽지 않아 주의를 요한다"며 "지폐 뒷면에 캄보디아어로 '가품'이라고 적힌 작은 문구를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대구=김민규 기자

◇단체 여행과 단체 행동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현지인이나 가이드가 없으면 현지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당일 투어는 현지 여행사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행사와 연계된 곳은 이런 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업소 관광객 수익이 줄어들고 여행사로부터 거래가 끊기기 때문에 위조지폐 사고 확률이 줄어든다.

◇너무 저렴한 마사지숍, 미용실, 휴게시설 등은 지양해야

가격이 너무 저렴한 곳은 다른 목적이 있다고 봐야 한다. 특히 2명이 들어갈 수 있는 룸인 경우에도 따로 떨어트려 주의를 분산시키거나 음악을 지나치게 크게 트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건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다.

◇마사지숍, 숙소에서 제공하는 귀금속 금고나 보관소는 너무 믿지 말아야

숙소나 마사지숍 등의 금고에서 위폐를 바꿔치기하는 것은 가장 오래된 수법이다. 해당 업소에서 예비 열쇠를 항상 갖고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지문 감식이나 공권력이 우리나라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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