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케이앤지스틸, 롯데건설이 SPC 법인 주식 불법 탈취 주장
롯데건설, 악의적 사업 발목잡기…기자회견으로 근거 없는 주장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민간공원특례사업 중앙공원 1지구 사업 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 빛고을중앙공원개발(빛고을) 주주들이 제기한 경영권과 시공권 지위에 대한 소송이 장기화하면서 광주시와 분양을 기대하는 시민들의 피로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6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가 추진 중인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특례사업’은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에 243만 5027㎡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전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이곳엔 대형 공원은 물론 비공원 시설인 아파트 2772가구(지하 3층~지상 28층 39개 동)가 들어설 예정이다. 광주 중심부에 위치한 중앙공원 1지구는 풍암호수공원과 스포츠시설, 병원, 대형 마트 등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인접해 있어 광주지역 최고 입지로 꼽힌다.
2020년 1월 빛고을(SPC) 출자 지분율을 살펴보면 △한양 30% △우빈산업 25% △케이앤지스틸 24% △파크엠 21%다. 케이앤지스틸의 SPC 주식 24%를 위임 받아 주주권을 행사한 우빈산업은 한양을 제외한 주주들과 협의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후 케이앤지스틸이 주주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우빈산업은 실제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에 대한 콜옵션(주식을 만기일 이전 미리 정한 행사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49%의 지분을 차지했다.
이후 롯데건설은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우빈산업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롯데건설이 허브자산운용사에 주식 일부를 양도하면서 빛고을의 주주 지분율은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으로 재편됐다.
문제는 사업 시행자인 빛고을 주주들이 경영권과 시공권을 두고 연이은 소송전을 벌여 행정이 지연되고 금융 및 관리 비용 등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점이다.
지난 11월 2일과 12월 5일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기자회견을 통해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주주인 우빈산업과 짜고 케이앤지스틸이 보유한 빛고을 주식 24%를 탈취했는데도 광주시가 감독권 발동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광주시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케이앤지스틸의 주식 탈취 주장에 빛고을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 롯데건설은 신용공여 등을 통해서 1조 원의 PF를 조달했고, 3000억 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채무불이행(EOD) 당일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보충 요청을 받았다"며 "1조 원 PF 자금 조달의 책임이 있는 롯데건설은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채무불이행 다음 날 SPC 채무 100억 원을 대신 변제하고 우빈산업의 SPC 주식(49%)에 설정한 근질권을 실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도 케이앤지스틸 등이 소송을 내기 전에 이미 롯데건설이 2021년 11월 적법한 과정을 거쳐 한양을 제외한 SPC 주주사(우빈산업 및 케이앤지스틸)가 각각 보유한 빛고을 주식에 대해 근질권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했다는 점에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 탈취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케이앤지스틸은 "이 사업 공모 지침(제안요청서)상 특수목적법인 SPC의 구성원 변경은 광주시 승인 사항인데 실제 주주변경 과정에 광주시의 승인은 없었다"며 "그런데도 광주시가 방관하고 있다. SPC 측이 공모 지침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즉 시장이 감독권을 행사해 주주 변경에 개입해야 하는데 이를 방치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다.
그러나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의 주장과 달리 실제 제안요청서에는 적용 범위(제3조)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경우'에만 적용한다고 정확히 명시돼 있다. 이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를 지나 사업 추진자 지위를 갖는 빛고을에 이를 적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한양은 현재까지 중앙공원 1지구 사업에 출자금인 30억 원 투자 이후 본인들의 사업 수행 의무는 저버린 채 시공권을 얻고자 하는 사익으로 훼방을 놓아 1년 넘게 장기 지연되며 대출이자, 토지비 상승, 금융 위기 리스크가 증가했다는 게 빛고을 측의 주장이다.
지난 2021년 1월 광주시가 빛고을과 사업 계획 변경을 통해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1900만 원으로 합의하자, 한양은 주주사 합의 없이 단독으로 광주시에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1600만 원을 제안했던 일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한양 측 주장에 광주시는 사업조정협의회를 만들어 원점 재검토에 나서면서 사업이 7개월 정도 지연된 바 있다. 그러나 조정 내용은 1월 사업 계획 변경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당시에도 "한양의 사업 발목잡기다"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광주시를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한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의 관계도 의심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케이앤지스틸은 지난해 4월 한양의 모그룹인 보성그룹 계열사 대표로부터 변제기일 7일짜리 긴급 자금 2억 원을 빌리면서 주식 근질권 설정 계약까지 체결했다는 것이다. 이어 일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은 빚을 갚지 못했고 보성그룹 계열사 대표는 즉시 근질권을 실행하면서 사실상 케이앤지스틸의 경영권이 한양의 모그룹인 보성그룹 측으로 넘어간 것으로 의심된다.
이처럼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사업 진행에는 관심 없이 SPC에 대한 지분 분쟁만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일 열린 1차 기자회견에서 제기된 위장 계열사 의혹에 대해 케이앤지스틸 측은 보성그룹 계열사 대표와 신규 주주들이 어떤 관계인지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빚고을중앙공원개발 관계자는 "한양은 현재까지 중앙공원 1지구 사업에 출자금인 30억 투자 이후 본인들의 사업 수행 의무는 저버린 채 시공권을 얻고자 하는 사익만을 위해 주주와 광주시를 비방하고 있다"며 "이미 롯데건설의 시공권이 법적으로 인정받은 상황에서 조달이 완료된 PF 조건상 '한양 신용등급(BBB) 보증 불가', 'PF 대주단 승인 불가' 등 사유로 한양의 시공 참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며 분양을 기대하는 시민들에게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