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사적지 조례 무시한 채 특정 단체에 수년째 관리 맡겨
기관 선정 시 오락가락 행정도 문제...5월 단체와 갈등 키워
[더팩트 l 광주=김남호 기자] 광주시가 수년째 망월묘지공원 내 민족민주열사 묘원 위탁 관리를 적법한 기준도 없이 자체 심사만으로 특정 단체에 몰아주면서 특혜 시비가 일고 있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도시공사는 지난 2011년부터 북구 운정동 망월묘지공원(1~9묘원)에 대한 위탁 관리를 맡고 있다. 총 면적은 103만 2420㎡로, 분묘 기수는 모두 4만1094기다.
광주도시공사는 1~9묘원 매장 봉분과 주변 제초작업을 비롯한 조화 등이 담긴 유리 상자 철거, 각종 쓰레기 처리, 장사시설 제공 등의 위탁 관리를 하고 있다.
다만 3묘역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관리하고 있다. 3묘원은 5·18 사적지로, 5·18 사적지 보존 및 복원 관리 조례에 따라 광주시가 관리하도록 돼 있다.
3묘원은 지난 1980년 5월 18일 이후 희생된 열사들이 묻혔던 곳인데, 1997년 국립 5·18 민주묘지가 조성되면서 시신은 옮겨졌지만 당시 조성했던 묘는 5·18정신 계승과 역사적 의미를 감안해 그대로 남겨뒀다.
5·18 사적지 보존 및 복원 관리 조례(제10조·사적지의 관리)를 보면 5·18 사적지와 유물의 보존·복원·관리에 관한 사항은 '광주시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업 기본조례'(제7조)에 따른 위원회의 심의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는 적법한 절차 없이 '민족민주열사 희생주 추모단체 광주전남 연대회의'(이하 추모연대)에 위탁 관리를 맡기고 있다. 관련 조례를 보면 5·18 사적지와 유물의 관리 등은 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광주시는 이를 무시한 채 추모연대에 위탁 관리를 몰아주고 있는 것이다.
또 5·18 사적지와 민족민주열사의 묘원이라는 역사적 의미 등을 가지고 있는데도, 민주·인권 도시를 자부하는 광주시는 사실상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위탁 관리가 도시공사에서 하고 있는지 아니면 추모연대에서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5월 관련 단체는 5·18 의미가 남아 있는 3묘원의 특성을 감안해 자신들이 주체가 돼 위탁 관리를 맡아하길 바라고 있지만 추모연대가 수년째 관리를 맡아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의 오락가락한 행정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광주시는 위탁 관리 기관 선정 시 심의 기준이나 특별한 근거는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면서도 '일반 단체 등이 위탁 관리 신청을 할 수도 있느냐'는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심사를 거쳐 위탁 관리를 맡아 할 수 있다"는 오락가락한 답변을 해왔다.
광주시 관계자는 "추모연대가 스스로 관리하겠다고 해서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의적인 봉사로 예산 지원도 없다"고 말했다.
forthetr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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