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회가 상임위원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15분으로 제한하는 회의규칙을 만들어 상임위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 대전=최영규 기자] 대전시의회가 상임위원들의 질의응답 시간을 15분으로 제한하는 회의 규칙을 만들어 상임위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른 광역시의회에는 없는 회의 규칙으로 깊이 있는 회의를 방해하고 열심히 준비한 의원을 차별한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18일 대전시의회에 따르면 이중호(국민의힘, 서구5) 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회의규칙 일부개정규칙안’이 지난 15일 운영위원회에서 일부 수정 통과됐다.

기존 ‘위원은 위원회에서 동일 의제에 대해 횟수 및 시간 등에 제한 없이 발언할 수 있다’는 회의 규칙을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의원의 위원회 회의 발언 시간을 1회당 15분의 범위(답변시간 포함)에서 균등하게 정할 수 있다"로 바꾼 것이다.

이중호 의원은 "위원회 활동은 집행부에 사업 현황과 계획에 대한 방향 및 대안을 묻고 답변을 듣는 중요한 의정 활동임에도 의원마다 발언 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며 "회의 효율성을 높이고 의원 간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정안을 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은 15분이라는 기계적 형평성이 오히려 상임위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A 시의원은 "상임위라는 것이 본회의에 올리기 전에 충분히 토론하고 협의하는 자리인데 답변까지 포함해 15분 시간으로 제한하면 쟁점의 경우 아주 짧은 시간일 뿐만 아니라 15분이 지나면 다른 의원이 질문한 다음에 해야 하기 때문에 맥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B 시의원은 "지금도 상임위원장이 안건의 중요도와 상황을 고려해 위원회 진행을 하고 있는데 천편일률적으로 적용하면 오히려 상임위원장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상임위에서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곳은 국회로, 이는 위원들의 수가 20명 이상이 되면서 불가피하게 시간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광역시의회에서는 위원회에서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역시의회의 상임위원은 대게 5~6명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광주광역시의회도 동일 의제에 대해 회수 및 시간에 제한 없이 발언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대구시의회도 마찬가지다.

위원들의 발언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의원들 스스로 의정 활동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C 시의원은 "의원들마다 열정이 다르기 때문에 많이 준비한 의원은 15분이라는 시간이 부족한데 공평을 이유로 대충 준비한 의원에게도 15분을 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첨예한 안건의 경우 이 규칙을 악용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andrei7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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