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 '제각각'…규제도 없어
[더팩트 | 예천=김은경 기자] "현재 중국인들이 사용하지도 않는 중국어를 메뉴판에 적어놓고, 무슨 뜻인지도 몰라요."
전국적으로 이름난 경북 예천군 용궁면의 한 유명음식점 메뉴판이 중국어 표기 오류가 심각해 외국 관광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예천군 용궁면의 A 식당이 중국인도 뜻을 모르고, 심지어 읽을 수도 없는 중국어 메뉴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방송에 출연한 유명세와 달리 이처럼 국적불명의 외국어로 표기된 메뉴판을 사용하면서 이용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식당의 메뉴판에는 전통막창순대는 ‘传统的麦仓圣代(chuántǒngdemàicāngshèngdài, 전통의 밀창고 성대)’로, 모둠순대는 ‘什锦圣代(shíjǐnshèngdài, 십금성대)’, Best 메뉴인 ‘따로순대국밥’은 해석조차 불가능한 ‘大炼圣代汤饭(dàliànshèngdàitāngfàn, 대련 성대 탕 밥)’으로, ‘따로순대살코기국밥’은 ‘Dyeol圣代瘦猪肉饭汤(shèngdàishòuzhūròufàntāng, Dyeol성대 돼지살코기 밥 탕)’으로 적혀있다.
심각한 번역 오류는 이뿐만 아니라 ‘공기밥’을 ‘空气饭(kōngqìfàn)'. 즉 ‘(대기 중의)공기 밥’으로, 소주 ‘참이슬’은 ‘洋甘菊(yánggānjú, 캐모마일)’로, 맥주 ‘테라’는 ‘兵马俑(bīngmǎyǒng 병마용)’으로 번역했다.
관광객 A씨(양평·50대)는 "요즘은 어디서나 중국관광객을 볼 수 있는데, 아직까지 이런 잘못된 번역이 쓰인다는 게 부끄럽다"며 "관광도시라고 홍보하기에 앞서 관련기관에서 정확한 외국어 메뉴판 보급에 힘쓰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예천군 관계자는 "유명 관광지라도 식당 메뉴의 외국어 표기는 식당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해야 할 문제"라며 "예천군에서 관광지 또는 유명식당에 외국어 표기나 메뉴판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는지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예천군은 오는 6월 아시아 45개국 1500명이 참가하는 ‘예천아시아U20육상경기선수권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외국 선수 및 관광객을 위한 근본적인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tktf@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