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봉화=이민 기자] 경북 봉화군 소재 영풍 석포제련소가 세계 제련소 최초로 도입한 ‘폐수 재이용 시설(무방류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7억리터(ℓ) 이상의 물을 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구시민들과 맞먹는 235만명이 하루에 쓸 수 있는 물의 양을 아껴 낙동강 수자원 절약에 기여했다.
20일 영풍 석포제련소에 따르면 지난해 석포제련소의 공정 사용수를 단 한 방울도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하루 평균 1946㎥, 연간 71만376㎥의 폐수를 재이용 시설로 처리해 전량 공정에 재이용했다. 물 1㎥는 1000ℓ로 71만376㎥는 7억1037만6000ℓ다. 환경부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302ℓ다. 주요 광역시 전체 인구의 하루 물 사용량만큼을 매년 아끼는 셈이다.
영풍의 주력 사업장인 석포제련소는 세계 3위 규모의 아연 생산량을 자랑하는 비철금속 제련소다. 영풍은 2021년 5월 글로벌 제련소 가운데 처음으로 폐수 100% 재이용 시설 ‘ZLD(Zero Liquid Discharge)’를 도입해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제련 공정에 사용하고 남은 폐수를 끓여 증발시킨 뒤 수증기를 포집해 생산한 깨끗한 물은 공정에 재사용하고, 걸러진 불순물은 고형화해 폐기물로 처리한다.
도입 당시 309억원을 들여 증발농축기(Evaporator) 3대와 결정화기(Crystallizer) 1대를 설치했다. 이후 154억원을 들여 증발농축기와 결정화기 각 1대씩 증설하는 공사를 진행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하루 최대 3000㎥까지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 최대 4000㎥로 늘어나 비상시에도 공정 사용수를 외부 배출 없이 공장 내에서 전량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영풍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그간 유지하던 폐수배출시설 허가 상 방류량을 지난해 말 0㎥로 변경했다. 폐수배출시설 2종 사업장에서 5종 사업장으로 탈바꿈했다. 영풍 관계자는 "2단계 완공을 앞두고 있어 서류상으로만 유지하고 있던 방류량을 더는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영풍은 지난해 석포제련소 1공장 외곽 인접 1.1㎞ 구간에 314억원을 들여 지하수 차집시설을 설치했다. 혹시 모를 오염지하수의 유출을 완전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지하수 차집시설은 지하 수십 미터 아래 암반층까지 차수 기능을 갖춘 시트파일(Sheet Pile)을 촘촘히 박아 만든 일종의 거대한 벽이다.
박영민 영풍 대표는 "낙동강 오염 제로화를 위한 영풍의 도전은 계속 된다"며 "지난해 말 환경부로부터 받은 통합환경 허가에 따른 개선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는 등 앞으로도 낙동강 상류의 ‘안심 물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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