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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에서 유학한 친한 인사…‘아니 피게로아’ 엘살바도르 외교위원장

  • 전국 | 2022-12-05 14:20

“올해로 양국 수교 60주년, 교육과 사회간접시설 부문에서 한국에 큰 도움 받아”

광주 조선대에서 유학한 '아니 피게로아' 엘살바도르 외교위원장은 한국 유학 당시 수준높은 교육을 접할 수 있었고 엘살바도르의 미래도 교육의 힘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광주 = 나윤상
광주 조선대에서 유학한 '아니 피게로아' 엘살바도르 외교위원장은 한국 유학 당시 수준높은 교육을 접할 수 있었고 엘살바도르의 미래도 교육의 힘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 말했다./ 광주 = 나윤상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중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는 경공업 선진국으로 호황을 누리며 국민들의 자긍심이 대단했지만 10여 년 동안 좌‧우 내전을 겪으며 경제가 피폐해지며 가난한 나라가 됐다. 한국과는 지난 60년 동안 우호협력을 유지해왔으며, 특히 원조를 통해 교육 분야와 사회간접시설에 많은 지원을 해오고 있다. 2008년 정부 초청 유학생 신분으로 광주에 와 조선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인연으로 다시 광주를 찾은 아니 피게로아 엘살바도르 의회 외교위원장(38)을 <더팩트>가 만났다. 인터뷰 통역은 주 엘살바도르 대사를 지낸 양형일 전 국회의원(17대)이 도움을 주셨다.

엘살바도르는 한국인들에게 다소 낯선 나라다. 소개를 부탁한다

엘살바도르는 중미의 가장 작은 나라이다. 인구는 약 1000만명에 달한다. 이 중 3분의 1 정도의 국민이 외국에서 살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가난한 나라이다. 한 달 임금이 300에서 400달러 수준이다. 저도 이런 저임금을 타결하기 위하여 한국과 브라질로 유학을 갔다. 외국에서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지금은 엘살바도르 외교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이런 가난을 이겨내는 길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이 미래의 희망이다. 이번에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했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엘살바도르 국민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한국에서도 공부를 하셨던 걸로 알고 있다

한국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유학을 하게 되었다. 그 당시 대부분 유학생들이 서울에 있기를 희망했지만 한국정부는 지방대학에서도 공부를 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나는 광주에 있는 조선대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오늘 이 자리 전에 조선대학교 총장을 만나 요즘 외국 유학생 상황을 문의했더니 거의 대부분이 자비로 생활비와 학비를 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엘살바도르와 한국이 우호관계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무엇인가? 올해가 양국 수교 6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과 엘살바도르는 꾸준히 협력하는 관계였다. 특히 한국은 교육 분야와 사회간접시설에 많은 도움을 줬다. 교육과 관련해서는 한국정부 국비 장학생 프로그램과 KOICA(한국국제협력단) 등을 통한 학교시설에 도움을 많이 줬다. 한국은 ‘한강의 기적’을 통해서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경제발전을 해왔다. 한국의 그런 경제발전의 대부분은 자력을 통해서 이루었다는 것이 너무나 감탄스럽다. 특히, 남북한이 분단되어있는 상황에서도 그럴 수 있는 힘을 우리나라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피게로아' 엘살바도르 외교위원장은 비트코인 화폐정책이 부정적 요인보다는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 = 나윤상
'아니 피게로아' 엘살바도르 외교위원장은 비트코인 화폐정책이 부정적 요인보다는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 = 나윤상

엘살바도르에서 여성의 정치참여는 활발한 편인가?

엘살바도르에서 여성의 위치는 매우 취약하다. 그것은 우리나라 식민의 역사와 관계 깊은데 남성이 전쟁을 통한 사회적 위치를 차지하며 일종의 남성 우월주의로 흘러갔다. 아직도 시골에서는 남자만 교육을 시켜야 하는 인식이 있다. 그런 사정 때문에 여성의 교육 기회는 매우 적어 사회적 위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공교육이 있어 사정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치 분야도 마찬가지로 남성들이 지배해 온 영역이다. 여성들이 정치권에 진입해 가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저와 같은 여성정치인이 노력해서 여성들의 정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84석의 의원이 있는데 그 중 24석이 여성의원들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이는 매우 적은 숫자다. 여성의원들 수가 더 늘어야 한다.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 이후 경제영향과 국민들의 반응은?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법정화폐 채택한 후 부정적인 요인보다 긍정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우선, 국제적으로 엘살바도르는 인지도가 낮았는데 비트코인 이슈로 인하여 많은 국가들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다. 또한 과거에 엘살바도르에 대한 인식은 살인, 갱단, 폭력 이런 것들이었는데 비트코인으로 인해서 전 세계인들의 주목도가 높아져 관광객이 늘게 되었다. 관광객들이 직접 엘살바도르에 오게 되면서 과거의 인식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를 낳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효과는 비트코인이 투자를 활성화시킨 점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들이 본국으로 송금을 할 때 수수료가 10% 정도였는데 비트코인으로 송금을 하면서 수수료를 안 내게 되었다. 수수료가 없다보니 오히려 현금투자보다 더 많은 투자와 외국으로부터 송금이 늘어나면서 엘살바도르 경제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모든 관광객들에게 문이 열려 있으며 한국과의 오랜 우정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광주 = 나윤상
엘살바도르는 모든 관광객들에게 문이 열려 있으며 한국과의 오랜 우정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광주 = 나윤상

중국이 얼마 전 엘살바도르 해외 채권 구입 의사를 밝히는 등 미국과 중국이 엘살바도르와의 경제 협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한다는 외신이 전해진다. 이에 대한 위원장의 생각은?

중국하고는 2018년 외교관계를 맺었다. 그렇다고 대만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외교의 흐름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엘살바도르 국민이 3분의 1이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데 그 중 80%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과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는 특정한 나라를 배려하거나 배제하지 않는다. 또한 호혜적인 차원에서 양국간 상호 이익을 도모하는 대화를 언제든 할 수 있는 나라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엘살바도르에 많은 관심과 도움을 준데 대해 감사드린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친구이고 오랫동안 이러한 우정이 지속되기를 희망한다.

kncfe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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