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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행주 황금장어...마리아나 해구로 떠나다 [TF사진관]

  • 전국 | 2021-10-27 14:44
축제분위기 속에 열린 황금장어 방생행사/송예진 작가 제공
축제분위기 속에 열린 황금장어 방생행사/송예진 작가 제공

행주어촌계, 황금장어 논란 끝에 '방생'...축제분위기 속에 떠난 황금장어

[더팩트 | 고양=안순혁 기자] "잘 가시게, 잘 가시게 신비한 물고기 황금장어. 부디 이제는 새로운 사람 더는 만나지 마시게...깊고 푸른 바다를 향해 길고 단단한 황금빛 몸. 크고 힘차게 달려주시게 짧은 인연이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를 만나서 잘 쉬었다 간다고 행복한 휴식이었다고 여겨 주시게..."

한강 행주 황금장어가 지난 20일 정오 행주산성역사공원 한강에서 출발해 지구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로 떠났다. 한강 행주에 온지 20일만이다.

'신비한 물고기, 한강 행주 황금장어에게 보내는 송별가'(작사 송예진·소리 김노경)가 판소리로 울려 퍼졌다./송예진 작가 제공
'신비한 물고기, 한강 행주 황금장어에게 보내는 송별가'(작사 송예진·소리 김노경)가 판소리로 울려 퍼졌다./송예진 작가 제공

황금장어는 지난 1일 김포대교 상류에서 박찬수 전 행주어촌계장(63)과 김순호(73)씨가 한강에서 처음으로 포획해 화제가 됐다.

박찬수씨는 길이 55㎝, 무게 500g의 황금색을 띤 뱀장어를 보는 순간 "한강에서 수 없이 고기를 잡아 왔지만 황금뱀장어는 처음 봤다"며 "황금빛을 띠고 있어 신비하고 놀라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보름달을 상징하는 높이 42cm의 대형 달항아리가 등장했다. 특수 제작한 하얀 면원단으로 방생 길을 만들었다./송예진 작가 제공
보름달을 상징하는 높이 42cm의 대형 달항아리가 등장했다. 특수 제작한 하얀 면원단으로 방생 길을 만들었다./송예진 작가 제공

지역 주민과 어촌계는 그동안 황금장어를 두고 '방생하자', '비싸게 팔자', '박제화 해 한강도시어부전시관에 영구 보존 전시하자'는 등 논쟁이 이어졌다. 전시를 위해 매입 의사를 밝힌 수족관도 있었다.

그러나 행주어민들은 고민 끝에 '길조'인 황금장어를 자연의 품으로, 고향 마리아나 해구로 돌려보내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고 인간의 도리라고 생각해 방생을 결정했다.

방생은 물이 많은 음력 보름 사리 물 때인 썰물 시간에 맞춰 20일 정오에 이뤄졌다.

장미꽃잎이 황금장어가 떠나는 길에 뿌려지면서 장관을 이뤘다./송예진 작가 제공
장미꽃잎이 황금장어가 떠나는 길에 뿌려지면서 장관을 이뤘다./송예진 작가 제공

이날 행사엔 보름달을 상징하는 높이 42㎝의 대형 달항아리가 등장했다. 특수 제작한 하얀 면원단으로 방생 길도 만들었다. 행주 어민과 시민들이 하얀 방생 길을 양 옆에서 잡고 황금장어를 배웅했다.

특히 경기도장미연합회(회장 정수영)가 준비한 300송이 친환경 장미꽃잎이 황금장어가 떠나는 길에 뿌려지면서 장관을 이뤘다. 특별 공연으로 준비된 '신비한 물고기, 한강 행주 황금장어에게 보내는 송별가'(작사 송예진 소리 김노경)가 판소리로 울려 퍼졌다.

야외전시장에는 2017년 1월 잡힌 한강 최초의 ‘백장어’ 사진이 공개돼 눈 길을 끌었다./송예진 작가 제공
야외전시장에는 2017년 1월 잡힌 한강 최초의 ‘백장어’ 사진이 공개돼 눈 길을 끌었다./송예진 작가 제공

하얀 방생 길을 지나 강으로 흘러간 황금장어는 이별이 아쉬운 듯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가 어민의 손길로 20일 동안 머물던 장항호 어선을 지나 유유히 한강으로 헤엄쳐 갔다.

황금장어가 김포대교를 지날 때까지 성석농악진밭두레패(회장 김수정) 회원들이 농악을 울리며 환송했다.

newswo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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