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 항전 무장시민군 대변인 윤상원의 삶과 5·18 핵심을 되물어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1980년 5·18 당시 옛 전남도청에서 공수부대 진압군에 맞서 최후 항전을 펼친 무장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의 삶과 활동을 기록한 '윤상원 평전'이 발간됐다.
저자 김상집은 시민군 최후의 항쟁 거점인 옛 전남도청에서 윤상원이 숨을 거둔 순간까지 그를 근거리에서 5월 항쟁을 함께 했기에 그의 기록은 윤상원의 삶을 빈틈없이 꿰뚫고 있으면서도 5·18의 전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 서울의 봄에서 광주의 5·18에 이르는 당시 민주화운동의 격동적 움직임을 냉철한 시각으로 주시함으로써 한국인들이 5·18의 역사적 의미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통렬하게 되묻는다.
'윤상원 평전'은 1980년 5월 27일 5‧18민중항쟁의 마지막 날, 결사항전의 날로부터 시작한다.
유신체제가 몰락한 뒤 다시금 몰아닥치는 군부의 폭력에 광주의 시민군은 총을 들고 맞섰지만, 애초 계엄군과의 전투가 승산이 있을 리 없었다.
"시민군과 지도부인 민주투쟁위는 죽을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자리를 지켰을까?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의연히 맞서 싸울 수 있었던 그 힘은 어디서 나왔을까?"(11쪽)
이 책은 곧 이 물음에 답하는 여정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 지역에서 이루어진 민주화운동이며, 대한민국 민주화 시위의 도화선이 된, 그리고 문민정권 수립의 핵심이 된 항쟁"이라고 답한다.
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10일간의 처절한 항쟁은 그 전선에 직접 참여한 지은이의 기억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되살아난다.
특히 저자는 윤상원과 끝까지 함께 싸운 동지로서 윤상원을 둘러싼 기존의 논의를 넘어 5‧18을 광주지역의 민주화운동 흐름 속에서 조망하고, 계엄군에 더해 투항파와도 맞서야 했던 결사항전파의 시각에서 항쟁의 긴박한 며칠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죽을 것이 뻔한 상황에서도 결사항전이라는 초인적 결단을 내릴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결단이 대한민국의 민주화 여정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통렬하게 되새기게 한다. 또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왜곡과 발포명령자 조차 아직 밝혀내지 못하는 현실을 이렇게 추궁하고 있다.
"어디에서도, 5‧18은 끝나지 않았다. 이것이 지금 윤상원을 읽어야 하는, 5‧18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저자 김상집은 1956년 전남 장성군 필암에서 태어나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수의대를 나와 동물병원을 운영했다. 1980년 5월 민중항쟁 당시 녹두서점에서 윤상원과 함께 화염병을 제작하고 투사 회보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배포했으며 전남대 스쿨버스를 타고 가두방송을 했다. 5월 23일부터 열린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에서는 대학생과 예비군을 시민군으로 편성·배치하는 일을 했다. 저서로는 '필암서원'(공저, 2018), '녹두서점의 오월'(공저, 2019) 등이 있다. 현재 (사)광주전남6월항쟁 이사장으로 일하며 (사)윤상원기념사업회 이사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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