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 119, '성토대회' 개최
부당행위 피해자 "문제 제기 후 각종 불이익"
[더팩트ㅣ이장원 인턴기자]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중 절반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들 중 다수는 부당해고나 연차사용 제한 등 부당한 처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갑질119는 4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대한민국 5인 미만 직장인 성토대회 아우성'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의 실태와 피해 사례 등을 소개했다.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9일부터 15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18.3%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는 300인 이상 사업장 노동자(9.9%)의 두배에 달하는 수치다.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또한 56.5%로 직장인 평균(48%)보다 8%가량 높았다.
직장갑질119 이선민 변호사(사단법인 두루)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전체 노동자의 20% 정도 된다. 그럼에도 아무 때나 해고를 당할 수 있고 불이익을 받아도 구제신청조차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장종수 공인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는 "부당해고를 당할 경우 3개월 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게 한 근로기준법 제28조는 5인 미만 사업장엔 적용되지 않는다"며 "어이없는 사유로 해고를 당해도 노동자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또한 5인 미만 사업장을 제외하고 있다. (괴롭힘) 행위자의 대부분이 사용자(임원 이상)인 5인 미만 사업장의 특성상 괴롭힘의 심각성이 높다"고 밝혔다.
초과근무수당을 제대로 지급받거나 유급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비율도 각각 36.7%, 56.7%에 그쳤다. 이미소 공인노무사(법률사무소 일과사람)는 "채용 공고에 유급연차와 초과·휴일수당을 명시했지만 실제 근무 조건은 다른 경우가 많다"며 "이 경우 채용절차법과 직업안정법에 따라 이의를 제기할 수 있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성토대회에는 실제 피해자들이 나와 증언했다. 지난해 7월 커피 로스팅 회사에 입사했던 A씨는 "올 3월까지 회사 대표로부터 수차례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이후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병가를 반려하는 등 불이익을 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는 분 단위로 업무보고를 해야했고, 쉬는 날과 업무 외 시간에도 업무 지시를 받았다"며 "다른 나라는 직원의 수와 관계없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왜 근로자 수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지 않는지 유감스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기준법은 인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모든 사업장에 전면 적용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bastianle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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