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쓰레기에 방치된 도심 공중전화
위생 상태 엉망…이용자는 계속 줄어
이용률은 적어도 '법' 때문에 못 없애
[더팩트|이덕인 기자] 거리 곳곳에 우두커니 자리한 '공중전화'. 휴대전화의 보완 수단이며 긴급 상황 시 사용될 목적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이용객 발걸음은 계속 줄고 쓰레기 등 청결 관리 또한 미흡해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이 생깁니다. <더팩트>가 서울 도심에서 확인한 몇몇 공중전화의 위생 상태는 엉망이었습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 한 공중전화. 음식물 쓰레기 등이 부스를 감싸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수화기를 들자 안쪽에는 먼지가 가득합니다. 전화는 정상 작동하나 각종 쓰레기 냄새 때문에 오래 서 있기 힘듭니다.
을지로 2가 사거리 일대 또 다른 공중전화. 직장인들이 공중전화 옆에서 흡연 뒤, 부스 안에 담배꽁초를 두고 사라집니다. 꽁초는 물론 일회용 커피잔, 음료 캔 등 각종 쓰레기가 단상 위를 가득 메워 전화 이용은 힘들어 보입니다. 먹다 남은 음료엔 개미 떼가 가득합니다.
흡연구역 일대를 청소하던 미화원에게 물었습니다.
[기자: 공중전화에 쓰레기가 많던데요. 평소에도 많나요?]
[미화원 A 씨/서울 중구: 오늘은 쓰레기 적은 거예요. 제가 매일 치워요. (공중전화 업체는) 한 달에 몇 번 안 와요.]
미화원이 하루 1~2회 공중전화를 청소하지만, 쓰레기가 쌓이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흡연하던 한 커플은 마시던 일회용 음료 잔을 자연스레 부스 안에 두고 이동합니다. 이유를 물었습니다.
[기자: 쓰레기를 그냥 버리고 가길래요. 쓰레기통이 저기 있는데요.]
[시민 B 씨/서울 중구: 치우고 갈게요. 죄송합니다.]
[직장인 C 씨/서울 중구: 죄송합니다. 쓰레기통이 저기 안쪽에 있어서요.]
이용자가 적어도 공중전화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법 때문인데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공중전화를 국민의 필수 서비스로 규정, '통신 복지'를 제공해야 합니다. 현재 KT 공중전화 사업 자회사인 'KT링커스'가 공중전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백억원의 손실액은 통신 3사와 국가가 함께 부담합니다.
[KT링커스 관계자: 공중전화는 이용 여부를 떠나서 법적으로 국민에게 서비스를 해야 하는 의무 사항으로 돼있어요. 매월 1~2회 정도 (공중전화) 청소하는데요. 쓰레기 보이면 치우고, 유리나 전화기를 닦고 있습니다.]
1902년 도입돼 1990년대 중반까지 많은 사랑을 받은 공중전화. 현재 국내 휴대전화 보급률이 100%에 이르면서 공중전화는 애물단지로 전락한지 오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자료를 보면 1999년 15만 3000대였던 전국 공중전화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2만 8000대에 불과합니다.
KT링커스는 수익이 나지 않는 공중전화 사업에 있어 투입되는 비용과 인력을 줄이고 있습니다. 관련 제도의 큰 변화가 없다면 공중전화는 더욱 거리의 흉물로 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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