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조정 3년 차…정치적 중립성·독립성 우선 의견도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수사권 조정 3년 차를 맞은 경찰이 조직을 진단하고 개편에 나선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운영 과정에서 미흡했던 점을 보완하며 책임수사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수사부서 기피 현상 해결을 위해선 인력관리가 관건이라고 본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국수본은 지난 7일부터 '수사 경찰 리뉴얼'을 시작했다. 경찰 수사 업무·조직·체계 등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책임수사를 실현하겠다는 취지다. 업무 분장 등 조직진단, 지휘·지도관 훈련(책임 명확화), 인력관리 등 분과로 논의된다.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지난 17일 취임 후 첫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출범 2년이 됐는데 업무(수사) 영역이 넓어졌다. 아파트로 치면 20평대 아파트에서 30평대 아파트가 된 것"이라며 "문제는 국민·직원들이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21년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되면서 경찰은 책임과 권한이 늘었다. 다만 일선에서는 업무 과중 등으로 수사부서 기피 현상이 두드려졌고, 외부에서는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 본부장 전임인 남구준 초대 본부장은 통합수사팀 카드를 해결책으로 꺼내 든 바 있다. 지난해 인천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을 대상으로 통합수사팀을 시범 운영한 뒤, 올해 4개 시·도경찰청도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경찰청은 올해 3개 경찰서에서 시범 시행하고 있다.
서울지방청 수사부장과 경찰청 형사국장, 서울청 수사차장, 경기남부청장 등을 지낸 수사통인 우 본부장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책임수사를 위해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 구조만으로는 역량을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고 진단한 것이다.
국수본은 조직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앞서 논의돼 온 서울청 광역수사단 수사대 개편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청은 최근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를 나누는 등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우 본부장은 서울청 근무 시절부터 개편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인력 관리'에 있다고 본다. 오랜 기간 수사부서에서 일한 경찰 간부는 "'수사'만 하는 검찰과 달리 경무·교통 등 여러 부서로 발령되는 구조라, 전문 수사 인력을 양성하기 부족한 측면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지휘관 인사 발령부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총경급 이상 중에는 수사를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수사 보직을 맡는 경우도 있다"라며 "역량 중심으로 인사를 발령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선 채용 과정부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검찰과 달리 경찰은 0에서 수사를 시작하는 단계로서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으나,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 수사 인력은 채용 과목이나 교육도 별도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라고 봤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틀을 깨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일선에서는 사건 처리 건수 실적 위주로 일하다 보니 질적 측면인 수사 과정 '인지수사'보다는 양적인 측면만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계급, 예를 들어 경사를 달면 의무적으로 수사부서에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해 경위로 승진하면 다른 부서로 발령받게 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 인센티브만으로 수사부서 기피 현상을 해소하거나 역량 강화를 실현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경찰청에서의 독립, 나아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조직이 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지금은 경찰청 예하 기구에 지나지 않는데, 위상에 맞도록 인력을 조정하며 정치적 중립성·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봤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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