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5개 평가항목 전부 C등급
권익위, '이해충돌 전담인력 부족' C등급
'이태원 참사 책임론' 행안부는 B등급
[더팩트ㅣ주현웅 기자] 윤석열 정부 첫 업무평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최하위 'C등급'을 받으며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곳이라 일부 기관에서는 당혹감을 내비치기도 한다.
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C등급 기관들은 지적된 개선·보완 사항을 점검 중이다. 최하위 등급에 따른 별도의 불이익은 없으나, 국민에 공개된 결과인 만큼 외면할 수는 없는 문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2022년 정부 업무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장관급 기관 중 C등급을 받은 곳은 권익위, 방통위, 여성가족부, 개인정보위원회다. 차관급 기관에서는 경찰청, 병무청, 새만금청,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꼴찌 명단에 올랐다.
경찰청은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등으로 예상된 결과였다는 분석이다. 다중인파 운집 매뉴얼 등이 미흡해 치안과 국민 보호에 실패한 책임이다.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일선 경찰의 반발이 잇따르는 등 소통 역량도 부족했다는 평가다.
또 눈에 띄는 기관은 권익위, 방통위, 여가부다. 권익위와 방통위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여가부는 윤 대통령이 폐지를 약속한 곳이다. 현 정부와 대척점에 선 상황이 반영됐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물론 방통위의 경우 지난해에도 C등급을 받았다. 다만 이번에는 주요정책, 규제혁신, 정부혁신, 정책소통, 적극행정 5개 평가항목에서 전부 최하위를 받으며 평가가 더 박해졌다. 전년도에는 일자리와 규제혁신 부문에서 B등급이었다.
한해 전 B등급을 받은 권익위 역시 속내가 복잡하다. 주요 지적사항으로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전담인력이 부족해 법령해석, 교육·홍보, 위반신고 접수·처리 등 관련 업무추진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전달받았다.
지난해 5월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 전담인력 부족은 권익위에서도 계속 고민해온 문제다. 작년 하반기 정식 국 신설을 행안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현재 5명인 전담인력을 28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건의가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행안부는 "법 시행 이후 업무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정부조직 관리원칙에 따른 검토 결과라고도 강조했다. 권익위 안팎에서는 행안부 판단을 따랐다가 이번 업무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했다는 헛웃음도 나온다.
정작 이같이 판단한 행안부는 B등급을 받았다. 특히 경찰의 상급기관으로서 이태원 참사 책임론에서도 자유롭지 않은 까닭에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국무조정실에서는 "행안부는 불필요한 정부위원회를 통폐합해 정부 운영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C등급을 받았다고 페널티가 주어지진 않는다"면서도 "최근 공개한 평가결과는 총론이고, 각 기관에 전달할 구체 지적사항 등을 현재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경우 조만간 이번 평가 관련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chesco1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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