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대출사기 조직 검거…개업 공인중개사도 포함
[더팩트│황원영 기자] 무주택 청년 전세대출 제도를 악용해 대출금 83억 원을 편취한 대출사기 조직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임대인·임차인·공인중개사까지 모조리 한통속으로 사기에 가담했다.
인천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전국 규모 대출사기 조직 총책 30대 A씨 등 15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대출사기 조직에는 중개·알선하지 않은 대출 물건의 전세계약서를 작성해 주는 대가로 건당 20만~40만 원의 수수료를 취득한 개업 공인중개사 18명도 포함됐다.
A씨 등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4월 사이 이중 전세계약서를 작성하는 수법 등으로 88차례에 걸쳐 청년 전세대출금 83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청년 전세대출은 정부에서 무주택 청년(19세 이상~33세 이하)들의 주거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무주택 청년 전세대출 제도로 최대 대출액은 1억 원이다. 이들은 무주택 청년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에서 형식적인 서류 심사만으로 쉽게 대출해주는 허점을 노렸다.
A씨는 인천 등 수도권과 대전, 경주에서 가짜 임차인을 알선하는 브로커 30명을 모집한 뒤 지역별 총책, 관리책, 모집·알선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대출사기 조직을 구성했다. 또 SNS 등을 통해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인 주택을 매매하려는 허위 임대인과 대출 브로커 조직 운영을 통해 알게 된 허위 임차인을 모집했다.
미리 섭외한 공인중개사들을 통해 허위 임대인과 허위 임차인 사이의 전세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만 작성했을 뿐 실제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허위 임차인들은 이 계약서로 위장 전입신고를 한 뒤 1건당 1억 원의 청년 전세대출금을 신청했다. 역할 비중에 따라 대출 브로커, 허위 임대인, 허위 임차인 등이 각 수익금을 나눠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시중은행으로부터 유사 신고가 이어지자 수사를 통해 A씨를 특정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을 추적 수사 중 실제 불법 대출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파악하고 즉시 해당 금융기관에 유선 통보 등 핫라인을 구했다. 이를 통해 대출실행 예정 중인 42억 원을 긴급으로 지급 중단시켰다.
경찰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더불어 추가 범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이나 보증기관이 임대차 계약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고 공인중개사의 전세계약서 대필 행위를 제재해달라고 관계기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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