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유행 맞춰 방역전략 전환…"전면적 유행, 한번은 겪게 될 일"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국내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된 지 약 2달 만에 확진자가 70만 명에서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전까지는 강력한 방역조치로 유행을 억눌렀지만 오미크론 확산과 함께 지속적으로 조치를 완화하면서 확진자가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49만881명이 추가되며 누적 확진자는 1042만7247명을 기록했다.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이 중 대부분은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올 1월 3주차 이후 발생했다. 1월21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는 71만9269명이었는데 이후 928만여 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2년 2개월 간 전체 확진자 중 93% 가량이 마지막 2달 동안 나온 셈이다.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2~3배 높은 오미크론의 특성과 지속적인 방역조치 완화가 맞물린 결과다. 또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방역 전략의 초점을 확진자 억제 대신 중환자 관리에 맞춘 것도 유행 확산을 가속화했다.
정부는 올 초 델타 변이 유행의 기세가 다소 사그라들자 사적모임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 주요 방역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했고,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이 기조를 이어갔다. 앞서 2년 간 유행이 확산될 때마다 조치를 강화해 확진자 발생을 억제했던 것과 상반된 결정이었다.
일일 확진자가 10만 명에 육박했던 2월 중순에도 식당·카페 영업시간 제한을 오후 9시에서 10시까지로 완화했고, 2주 뒤에는 11시까지로 다시 조정했다. 출입 확인 목적의 출입명부 작성 의무를 없앤 데 이어 방역패스도 중단했다.
결국 언젠가는 코로나19와 일상이 공존하는 체계로 전환해야 되는데 그 시점을 오미크론 유행 시기로 잡은 셈이다.
전략 전환의 근거는 오미크론 치명률이 다른 변이에 비해 많이 낮다는 점이었다. 올 2월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9%로 계절독감 치명률 0.05~0.1%와 엇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누적 치명률도 오미크론 우세화 시점인 1월 중순 0.9%에서 전날 기준으로는 0.13%까지 떨어졌다.
이런 결정이 시기 상으로 적절했는지를 두고 의료계를 중심으로 비판적인 의견이 이어진다. 유행이 정점에 이르지도 않았는데 꾸준히 조치를 완화하면서 국민들에게 잘못된 메시지가 전달돼 유행 규모도 커지고 확산 속도도 빨라졌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런 지적이 결과론적 비판이라고 반박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방역조치를 완화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비판은 다시 말하면 올해 초까지 우리가 유지했던 확진자와 가족을 비롯한 접촉자를 14일간 격리하고, 4인까지 사적모임을 제한하고, 오후 9시까지 민생시설의 영업을 제한하는 체계를 유지했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이렇게만 지적하기에는 단편적인 측면이 있고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결국 방역조치를 완화하는 순간 이번과 같은 전면적인 유행을 한 번은 겪게 될 것이었다"며 "(강력한 조치를) 유지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을 고려할 때 불가능한 사안이기 때문에 전환 시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이런 부분들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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