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재심에서 전 보다 가벼운 형을 받았을 때 보상요건을 규정하지 않은 법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24일 '형사보상·명예회복법' 26조 1항에 청구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다.
이 조항은 면소·공소기각 판결로 공소가 취소된 사람만 구금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허용했다. 재심 절차에서 감형된 경우는 보상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청구인 A씨는 2007년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돼 복역을 마쳤다. 이후 헌재는 처벌 근거 조항에 위헌결정을 선고했다. 개정된 법률에서는 이 조항은 물론 가중처벌 조항도 삭제됐다.
A씨는 재심 절차에서 특수상해·폭행죄로 공소장이 변경돼 징역 2년으로 감형됐으나 초과된 6개월 구금을 보상 받을 길이 없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위헌적 법률에 따른 과다한 구금으로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형사보상 대상이 되지않는다면 형벌규정에 관한 위헌결정의 소급효과와 재심청구권을 규정한 헌법재판소법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재심판결에서 선고된 형을 초과해 집행된 구금에 보상요건을 전혀 규정하지 않은 것은 현저히 자의적인 차별로서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당장 법 효력이 상실되면 형사보상 대상으로 규정된 경우까지 보상 청구를 할 수 없는 법적 공백상태를 우려해 2023년까지 효력을 인정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형사보상청구권은 결과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구금한 경우 인정되는 권리인데 청구인은 무죄판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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