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자르기에 희생' vs '이재명 엮으려다 무리'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성남도시개발공사 간부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검찰 수사에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비판하는 방향은 둘로 쪼개진 '동상이몽' 양상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숨진 채 발견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은 당일 중징계 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동 사건 관계자인 정민용 변호사에게 내부 자료를 보여줬다는 이유였다. 김 처장은 불법이라는 생각 없이 다른 직원 2명도 합석시켜 보여준 것일 뿐이라고 억울해 했다고 한다.
검찰은 지난 10월부터 지난 9일까지 4차례가량 김 처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고 입건할 계획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처장은 공사의 지원이 전혀 없이 혼자서 검찰 조사를 받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는 전언도 나왔다.
이달초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에 이은 사망이라 대장동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비판의 핵심은 차이가 크다. 야권은 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측근 등 윗선을 놔두고 실무자만 수사하다가 불상사를 빚었다는 논리다.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지난 3개월 동안 ‘꼬리 자르기’ 수사로 미적대는 사이에, 대장동 ‘몸통’의 실체, ‘그분’의 개입 여부를 밝혀 줄 핵심 인사들이 속속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대장동 몸통, ‘그분’의 실체는 지금의 검찰 조사로는 밝혀낼 수 없다는 것을 지난 3개월 동안 검찰 스스로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을 수사팀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고도 추궁한다. 정 전 실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압수수색 직전 통화한 상대인데다 황무성 전 성남도개공 사장 사퇴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받고있다.
김문기 처장이 2015년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당시 해외출장에 수행한 적도 있다며 경기도지사 시절에야 알게 된 사이라고 밝힌 이 후보를 맹공격하기도 한다. 이 후보 측은 수행한 직원을 다 기억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여권을 중심으로는 하나은행 등이 개입된 자금흐름을 중심으로 수사하지 않고 이 후보를 배임죄로 엮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하다가 엉뚱한 사람이 희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거론되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수사의 부진도 지적한다.
금융정의연대와 민생경제연구소 등 17개 사회단체는 지난 22일 하나은행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에 배당을 몰아준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의견서와 수사촉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지분 43%의 하나은행컨소시엄은 32억원의 배당, 지분 14%의 하나은행은 11억원의 배당에 그쳤고, 화천대유자산관리는 4000억원가량이 돌아간 배경에 의구심을 제기한다.
이밖에도 개발이익이 최종 어디로 귀착됐는지 밝혀낼 자금흐름 추적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장동 공영개발이 좌절된 과정 수사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장동 개발세력이 사업 초기 자금을 마련한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부실수사 의혹도 주요 타깃이다. 당시 윤 후보는 대검 중수1과장이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전 기자 누나가 윤 후보 아버지의 자택을 사준 경위도 의혹 대상으로 지목한다.
검찰 수사는 조만간 마무리 단계가 불가피하다. 특검 도입이 화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선이 2개월여밖에 남지않은 현실에서 특검이 설치될 수 있을지, 설치되더라도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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