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장 4주년…오 시장 결정에 '이목'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서울 도시재생과 보행도시 정책의 상징적인 구조물인 '서울로7017'이 4주년을 맞았다.
2017년 개장한 뒤 30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다녀가며 이제는 시민에게 친숙한 장소가 된 모습이다.
다만 전임 시장의 대표 사업인데다 오세훈 시장이 도시재생 축소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사업방향이 주목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로7017의 누적 방문자는 2017년 5월20일 공식 개장한 뒤 올해 4월 말까지 3173만6052명으로 집계됐다. 약 4년 만에 3000만 명을 넘어서, 연간 750만 명 이상이 찾은 셈이다.
이 곳은 개장 1년 만에 방문자 1000만 명을 돌파했고, 2년 4개월 만인 2019년 9월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꾸준히 시민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점심시간 등에 산책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늘었다"며 "또 근처에 신규 건축물이 여럿 들어서면서 입주자가 많아져 앞으로도 방문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로7017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핵심 정책인 도시재생과 보행도시 정책을 아우르는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미국 뉴욕 하이라인파크를 모티브로 오래된 고가를 철거하는 대신 시민들의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추진 단계부터 현재까지 '황량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인근 교통난에 대한 비판도 사라지지 않았다. 뜨거운 여름 햇볕과 날카로운 겨울 바람을 막아 줄 공간이 없다는 불만도 많았다.
반면 청파, 서계, 중림동, 회현동 등 인근 지역 도시재생사업이 함께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일부 누그러지기도 했고, 시민들도 공간에 익숙해지면서 도심 속 주요 보행로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각종 연계 사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주변 지역 골목길 재생사업과 함께 주변 건물과의 5번째 연결로도 내년 9월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업을 기획하고 추진한 박 전 시장이 떠나고 오세훈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업 방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로7017을 포함한 서울 북부 역세권 개발계획은 오 시장의 과거 임기 때부터 구상됐는데 이후 고 박 전 시장이 새롭게 틀을 잡고 추진한 사업이다. 2008년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코레일이 고가도로를 철거한 뒤 서울역 쪽에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만드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기본계획을 발표했는데 고 박 전 시장이 사업 방향을 확 바꿨다.
특히 오 시장은 보궐선거 후보 시절부터 취임 이후에도 서울로7017과 '박원순표 도시재생'을 두고 곱지 않은 시각을 드러냈다.
후보 시절에는 서울로7017을 두고 "시장이 되면 현장에서 실태를 파악한 후 서울시민의 의사를 물을 것"이라면서 "여론을 파악해 '정말 이건 불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되고, 현재 고가공원의 효용이 크지 않아 철거를 원하는 의견이 많다면 빠르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취임 한 달을 맞아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는 "(도시계획에서) 도시재생의 몫과 재건축의 몫이 (따로)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그동안 지나치게 재건축을 억제한 것이 사실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은 취임 뒤 행정의 연속성을 위해 전임 시장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수 년째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은 중단 대신 보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전임 시장이 만든 도시브랜드 '아이서울유'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 서울시 간부는 "서울로7017을 놓고 오 시장이 특별히 언급한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간부도 "분위기가 어떻다고 전할 내용도 없다.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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