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우병우 등 유죄 확정·재판 중…폭로자 고영태는 개인비리 복역
[더팩트ㅣ박나영 기자] 국정농단 사건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다. 2016년 10월 최순실의 태블릿PC 공개로 국정농단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지 4년 3개월, 2017년 4월 기소된 지 3년9개월 만이다. 국정농단에 연루된 나머지 인물들도 대부분 유죄를 확정받아 복역 중이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는 박 전 대통령, 안종범 전 수석과 공모해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비를 뇌물로 받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의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6월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여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손발이 돼 기업들에게 돈을 받아낸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여전히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2017년 1월 문화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처음 구속된 후 총 2년 8개월 가량 수감생활을 하고 구속사유 소멸로 풀려났다. 블랙리스트 사건의 구속기간이 만료돼 2018년 8월 한차례 풀려났지만, 두 달 뒤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 판결로 재수감됐다.
대법은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들 지원을 배제했던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실장,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의 상고심에서 직권남용 혐의에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보수단체에 수십억을 불법 지원하도록 지시한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 전 실장에게 징역1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국정농단 방조 혐의와 불법사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달 말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에서 국정농단 방조 혐의로는 징역 2년 6개월을, 불법사찰 혐의로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서 특검은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그룹 경영권 승계에 편의를 제공받는 대신 최순실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훈련 비용을 대준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삼성그룹을 압박해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은 장씨와 김 전 차관이 함께 기업에 영재센터 후원을 압박하고, 더블루K와의 에이전트 계약체결을 강요한 것이 강요죄에서 말하는 '협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장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김 전 차관은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역시 항소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 씨에 대해서도 대법은 KT 회장 등에게 광고대행사 선정 등을 요구한 것을 강요죄로 보기 힘들다며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최순실의 측근이었다가 국정농단을 폭로한 고영태 씨는 개인비리로 실형을 확정받았다. 2019년 12월 대법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고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고씨는 2015년 12월 최순실에게서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임명할 사람이 있는지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고 김모씨를 추천한 뒤 김씨의 부하직원에게 승진시켜주겠다며 사례금 총 22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순실 저격수'로 불렸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정치에 입문했다. 민생당에서 광주시당 위원장, 중앙당에서 금융개혁특별위원장을 맡아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노씨는 2016년 말 국정조사에서 최씨의 국정 농단과 전횡을 폭로했다.
bohen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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