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치마 입고 신부님 앞에서 춤추고, 수당마저 제대로 안 줘"
[더팩트|이진하 기자] 성심병원에 이어 대구가톨릭대학병원에서도 '간호사 장기자랑' 강요가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매년 낮은 연차의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강요했다는 점에서 이전 사건과 유사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간호사들에게 행해지는 갑질이 다른 곳에도 있지 않을까 궁금증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5일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 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익명의 제보자가 장문의 글과 사진 3장을 게시했다. 내용은 "성심병원에서 장기자랑이 이슈가 됐는데 우리도 마찬가지였다"며 "간호사들이 짧은치마를 입고 신부님 앞에서 캉캉춤을 추고, EXID의 '위아래'를 췄습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퇴사하고 싶은 간호사는 춤을 추면 퇴사할 수 있다"며 강요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또한 법적으로 보장된 연장·연차수당을 못 받는 것은 물론 간호사들과 병원 측이 공유해야 될 근로조건에 대한 것도 열람을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부당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병원 측은 폭로 내용을 부인하며 오히려 '적반하장'이란 태도를 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간호사들의 옷이 너무 선정적이라고 지적했는데, 간호사들끼리 서로 상금을 타려고 경쟁이 붙다 보니 자발적으로 그런 옷을 입고 공연을 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간호사라고 밝힌 제보자의 설명은 달랐다. 이 병원에서 10년 이상 일한 간호사는 "매년 열리는 간호사 축제 행사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연말이면 팀장에서 수간호사로 다시 아래로 상명하달 식으로 행사 준비가 이뤄지고 한 부서도 빠질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초에 알려졌던 성심병원 사건과 비슷한 폭로가 이어지자 다른 곳은 어떤 지 알아봤다. 현재 지방 A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더팩트>에 "우리 병원도 몇 년 전부터 장기자랑 등 송년회를 전체적으로 없앴다"며 "아무래도 이런 논란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한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병원에서 간호사들에 대한 부적절한 강요로 간호사들에 대한 논란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더 이상 이런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또 다른 지역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고 말했지만 정확히 겪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답변은 피했다. 때문에 간호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논란이 일었던 한림대의료원 소속 4개 병원 노동자들은 1일 노조를 설립해 부당처우 개선에 맞서려고 했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노조 가입을 반대하는 등 여전히 생존권을 보상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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