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경진 기자] 반달을 닮은 송편은 솔잎을 깔고 쪄내는 떡이라는 뜻으로 원래 송나무 송(松)에 떡 병(餠)자를 써서 '송병'에서 유래했다. 송편은 찌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각 지역마다 특산물을 활용해 반죽 재료와 소가 다르다. <더팩트>는 추석을 맞아 각 지역별 특색 있는 송편을 소개한다.
◆ 서울과 경기도 '오색 송편'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일반적인 반달 모양의 송편을 빚는다. 다만 쑥, 오미자, 치자, 포도즙 등을 이용해 다양한 색을 입히는 것이 특징이다.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 시대에는 시금치, 비트, 자색 고구마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오색 송편은 본래 전라도 지방에서 넘어온 것이다. 양항자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소장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라도 지방의 아가씨들이 서울로 시집을 와서 예쁘고 앙증맞은 송편(꽃송편)을 해 먹으면서 서울에도 전해지게 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색은 오행, 오덕, 오미와 같은 뜻으로 '만물의 조화'라는 뜻도 있다. 또한 오색송편은 추석 외에도 아이의 백일상이나 책례(冊禮: 책을 한 권씩 익힐 때마다 선생과 동료들에게 한턱내는 일) 때에도 상에 올랐다.
◆ 충청도, 선명한 노란색의 '호박 송편'
호박 농사를 많이 짓던 충청도에는 단호박을 송편의 속 재료로 이용했다. 삶은 단호박을 멥쌀가루와 섞어 반죽한 호박송편은 소에도 호박을 넣고 수저 등을 이용해 호박 모양으로 빚는다. 특히 호박에 다량 함유되어 있는 카로틴, 섬유질 등의 영양성과 단맛으로 최근엔 간식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 강원도, 투명한 '감자 송편'
밭농사가 쉽지 않아 도토리와 감자가 주요 작물이었던 강원도에선 도토리가루, 쑥가루 그리고 감자 등이 송편 재료로 쓰였다. 쌀가루 대신 감자를 갈아 녹말을 추출해 팥 혹은 강낭콩 소를 넣어 빚는 방법이다. 녹말을 이용했기 때문에 익혔을 때 소가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송편을 만날 수 있다.
◆ 경상·전라도, 쫄깃하고 잘 굳지 않는 '모시 잎 송편'
모시를 많이 재배하던 전라도와 경상도에서는 모시 잎 송편을 빚었다. 모시 잎을 삶아 멥쌀과 같이 빻아서 반죽 재료로 이용했는데, 모시 잎에는 갈변 효소가 많아 원래 녹색보다 어두운 검녹색을 띄게 된다. 모시 잎 송편은 쫄깃한 맛과 상온에서 쉽게 굳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제주도, 유일한 보름달 모양 '완두콩 송편'
반달과 달리 보름달 모양의 송편을 빚은 제주도에서는 완두콩을 설탕에 조려 소로 이용한다. 보름달 모양보다는 마치 UFO(미확인비행물체)와 흡사하게 생겼다. 화산섬인 제주는 쌀이 귀했기 때문에 추석만이라도 넉넉히 먹자는 의미로 둥글고 크게 송편을 빚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namubo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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