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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영상] 3900원 vs 9000원! 2.3배 가격 차이 쌀국수, 당신의 선택은?

  • 사회 | 2017-07-28 05:00

'3900원 vs 9000원' 쌀국수, 전격 비교! 3900원(왼쪽)짜리 쌀국수와 9000원짜리 쌀국수를 직접 먹어 본 결과 각각 장단점이 존재했다. /백윤호 인턴기자
'3900원 vs 9000원' 쌀국수, 전격 비교! 3900원(왼쪽)짜리 쌀국수와 9000원짜리 쌀국수를 직접 먹어 본 결과 각각 장단점이 존재했다. /백윤호 인턴기자

"최고의 맛은 가격경쟁력이다." 최근 치킨 가격 기습 인상 등으로 인해 대중들이 먹을거리의 '가격'에 더 민감해졌다. 특히, 이유없이 비싼 음식에 대해서는 신랄한 비판과 함께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가격 인하를 넘어 '가격 파괴'로 눈길을 끄는 음식이 있다. 바로 '비싼 외식거리'로 여겨지던 '쌀국수'가 그것이다. 베트남 대표음식으로 알려진 '쌀국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 그릇에 8000~9000원씩 하는 비싼 음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3900원짜리 쌀국수가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물론 3900원짜리 '싼 쌀국수'가 기본적인 맛과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고개를 들었다.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음식'이기도 한 쌀국수. <더팩트>가 '가격 파괴' 바람 속에서 더욱 주목 받는 쌀국수의 세계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 | 백윤호 인턴기자] '쌀국수 비교 좀 해 보자!'

'백문이 불여일견'이고, '백견이 불여일미'라 했다. 맛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음식은 직접 먹어 봐야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싼 쌀국수와 비싼 쌀국수를 둘 다 먹어 봤다. 역시 듣는 것과 현실은 다르고, 보는 것과 실제는 차이가 존재했다. 3900원짜리 싼 쌀국수와 9000원짜리 비싼 쌀국수 모두 특장점이 존재했다. 본격적인 비교를 시작하기도 전에 결론부터 말해 조금 미안하지만, 선택은 역시 '먹을 사람' 몫이다.

3900원 쌀국수, 싼 게 비지떡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

3900원 쌀국수를 먹기 위해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의 한 매장을 찾았다. 베트남 분위기 물씬 풍기는 간판을 지나 문을 열자 손님을 반기는 건 사람이 아닌 '기계'다. 주문을 할 수 있는 기계 앞에 서니 왠지 어색하다. 하지만 어렵진 않다. 카드나 현금이 있으면 쉽게 주문을 할 수 있다. 최근 여러 패스트푸드 가게에서 늘어나고 있는 '기계 주문'을 해 본 사람이라면 식은 죽 먹기일 정도다. '매장'과 '포장' 중 하나를 고르면 메뉴가 나온다. 쌀국수와 볶음밥류를 고를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쌀국수를 골랐다. 어떤 걸 선택해도 쌀국수는 기본 3900원으로 통일돼 있어서 한결 편하다. 주문을 마친 뒤 빈 테이블을 찾아 앉았다. 주위에는 혼자서 밥을 먹는 '혼밥족'이 많이 눈에 뛴다. 저렴한 가격이니 '셀프 서비스' 시스템을 가동하지만 직원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테이블 위에는 '사용 후 테이블을 닦아주세요'란 문구가 보인다. 그렇다. 혼자 주문하고 혼자 먹고 혼자 정리해야 하는 수고를 해줘야 싸게 먹을 수 있다.

3900원 쌀국수. 기대 이상의 맛과 양에 놀랐지만 '셀프'로 모든 걸 해결해야 되는 번거러움을 감수해야 한다. /백윤호 기자
3900원 쌀국수. 기대 이상의 맛과 양에 놀랐지만 '셀프'로 모든 걸 해결해야 되는 번거러움을 감수해야 한다. /백윤호 기자

반찬도 '셀프'로 마련해야 한다. 고수, 양파, 단무지가 셀프코너에 있다. 접시를 꺼내 반찬을 집고, 수저를 챙기고 나니 쌀국수가 나온다. 걸린 시간은 3분쯤이다. 스스로 상을 차리는 사이에 쌀국수가 뚝딱 나왔다. 엄청 빠르다.

저렴한 쌀국수지만 고명이며 야채는 푸짐하다. 고기 질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고기 맛'만 날 정도는 아니다. 쌀국수 전체 맛 자체는 다소 싱겁다. 테이블에 왜 칠리소스가 있나 싶었는데 이럴 때 찍어먹으라고 놓은 듯했다. 가게 곳곳에 '칠리 소스를 찍어 드시면 새로운 맛이 납니다'란 글귀에 무릎을 탁 쳤다. 확실히 소스를 찍으니 싱겁던 맛이 화끈해진다.

쌀국수를 다 먹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그릇을 회수대로 올려두고 테이블까지 닦아야 식사의 완벽한 완료다. '셀프'로 해야할 일이 많지만 3900원이란 놀라운 가격 덕분에 불만이 생기진 않는다. 2명의 직원으로 가게가 유지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또 하나, 그 직원 2명은 전부 동남아인이었다.

◆ 9000원 쌀국수, 그냥 비싼 음식은 없다!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의 한 베트남 쌀국수 매장. 가게 앞에 자신만만하게 '9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이 붙어 있다. 얼마나 맛있고 영양이 풍부하길래 이토록 비싼 것일까. '3900원짜리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은 만족감을 줘야 할 텐데'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다. 어쨌든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최대한 중립적인 생각을 가지고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에 들어서니 직원이 친절하게 맞아준다. 자리 안내부터 테이블 세팅까지 손님은 전혀 움직일 필요가 없다. 서비스가 제대로다. 다양한 메뉴 가운데 9000원짜리 쌀국수를 골랐다. 잠시 자리에 앉아 물을 마시니 쌀국수에 넣을 숙주나물과 양파, 단무지가 나온다. 쌀국수의 맛을 더욱 좋게 할 '조연'들부터 고급스러워 기대감을 드높였다.

9000원 쌀국수. 맛과 서비스는 만족할 만했지만 역시 비싼 가격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백윤호 기자
9000원 쌀국수. 맛과 서비스는 만족할 만했지만 역시 비싼 가격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백윤호 기자

쌀국수를 기다리며 가게를 슬쩍 둘러 보니 분위기가 꽤 좋다. 편안한 의자와 단단한 책상이 눈에 띈다. 확실히 3900원 쌀국수 가게보다 앉아서 먹기 편하다. 점원은 서비스를 하고, 손님은 가만히 앉아서 식사에 집중하니 복잡하지 않고 조용한 느낌이 많이 든다. 쌀국수가 나오는 시간은 역시 3분 정도다. 3900원 쌀국수 가게와 거의 비슷한 시간이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먹으니 풍미가 일품이다. 적절한 간이 국물에 한가득이다. 젓가락으로 안을 뒤적여보니 고기와 양파가 나온다. 고기는 한눈에 봐도 좋은 질이다. 한입 먹으니 부드럽게 입 안에서 씹힌다. 숙주나물과 양파를 넣고 한 끼 식사를 푸짐하게 할 수 있다. 중간중간에 물이며 반찬을 주문하면 그때마다 직원이 가져다 준다. 그저 먹고 맛을 음미하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

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하러 간다. 치울 필요가 없다. 직원이 "맛있게 먹었냐"며 묻는다. 서비스를 받고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긴 것 같다. 9000원이란 가격이 다소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으나, 여러 가지 서비스와 음식의 질을 따져 보니 크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3900원 vs 9000원, '선택은 당신 몫'

3900원짜리와 9000원짜리 쌀국수. 직접 먹고 느껴 보니 저마다의 특장점이 확실히 있다. 3900원 쌀국수는 가격이 저렴하고 구성도 나쁘지 않지만 모든 서비스가 셀프로 이뤄지며 맛이 조금 싱겁다는 단점이 있다. 9000원 쌀국수는 깊은 맛에 서비스가 좋으나 가격이 비싸 젊은이들을 망설이게 할 가능성이 높다.

대중들은 대체적으로 3900원 쌀국수를 반기고 있다. 단순히 가격이 싼 제품이 나왔기 때문만이 아니다. 쌀국수라는 음식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어져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많다. 20대 대학생 A 씨는 "솔직히 9000원에 쌀국수를 먹으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 여자 친구가 쌀국수를 좋아하는데, 비싸기 때문에 자주 못 먹어 아쉬울 때가 많았다"며 "3900원 쌀국수가 나온 뒤에 고민이 많이 줄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평소에 쌀국수를 즐겨 먹는다는 40대 회사원 B씨는 "직장 동료들과 쌀국수를 종종 먹을 때가 있다. 하지만 혼자는 잘 먹지 않았다"며 "3900원 쌀국수가 맛의 깊이는 부족하지만 혼자 간편하게 싸게 먹을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동안 쌀국수는 국내에서 '비싼 음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원가 절감과 기계식 주문 등을 활용한 3900원짜리 쌀국수가 등장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3900원짜리가 가격경쟁력이 있으니 무조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중들이 자신의 기호와 상황에 맞게 3900원짜리와 9000원짜리 쌀국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의미를 지닌다. 맛과 서비스, 그리고 가격을 따져 보고 결정은 '당신'이 하면 된다.

◆ 쌀국수 비교 체험! 3900원짜리 vs 9000원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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