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 관리 부실+잘못된 사용!
[더팩트 | 백윤호 인턴기자] "매번 선을 끊어가는 사람들이 있어요."
최근 등장한 지하철역사 내 커다란 녹색 기계가 눈에 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로 5, 6, 7, 8호 서울도시철도에 내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는 152개 역사 157개소에 설치돼 있다. 3시간 내에서 무료이용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를 대여해주며 5, 6, 7, 8호 도시철도 내 대여기에 반납하기만 하면 된다. 지하철 내 이동하는 시간에 충전이 가능해 일체형 배터리를 쓰는 사람들에겐 '오아시스'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오아시스보다 마른 사막에 가깝다. 한 40대 직장인은 지하철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가 폼만 잡고 있다고 혀를 찼다. 그는 "충전을 하기 위해서 몇 군데 지하철역에서 시도를 해 봤다. 하지만 제대로 되는 곳이 없었다"며 "되지도 않는 기계를 왜 세워뒀는지 모르겠다. 관리를 제대로 해야 되지 않나. 속은 기분이 들어 찜찜했고, 이제는 지하철역에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를 봐도 그냥 지나친다"고 꼬집었다.
시민들에게 '작은 오아시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보조배터리 대여기가 고장난 채로 방치되어 오히려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듣고 <더팩트> 취재진이 현장을 찾았다. 11일 오후 7시 고속터미널역에서 직접 대여기를 살펴보고,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더팩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지하철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는 정상이 아니었다. 선이 끊어져 있어 충전 자체가 불가능했다. 퇴근 시간에 3호선, 7호선, 9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상황 속에서 '고장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약 30분 동안 지켜봤지만 대여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없었고, 수리에 나서는 이도 나타나지 않았다.
지하철역에서 외롭게 몸살을 앓고 있는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 관리 부실에 대한 지적과 함께 올바른 시민 의식 정착이 숙제로 떠올랐다. 시민들은 '고장났다'고 불만을 터뜨리지만, 관리하는 쪽은 '고장낸다'며 가슴을 두드리고 있다.
고속터미널 차현철 부역장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업체가 따로 관리하고 있다"며 "충전선을 일부 시민들이 가져가 업체 쪽에 관리를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업체가 모든 대여기를 관리하는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체는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관리를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하지만 끊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는) 10대나 60대 어르신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며 "정기적으로 관리하지만 끊어가는 사람이 너무 많다"고 하소연 했다.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마련된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기가 일부 사람들의 '실종된 시민의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좋은 의도에서 만들어놓은 편리한 물건이 결국 쓸모 없이 방치되고 있는 씁쓸한 현실이다. 충전선이 아예 없거나 위태롭게 달려 있는 모습에서 '거의 다 끊어진 시민의식과 관리 시스템'이 비친다. 끊어진 충전선에 대한 수리와 관리 강화 그리고 시민의식 재충전이 꼭 함께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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