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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듀엣 BJ 도토리, “강퇴 없는 방송! 드루와~”

  • 사회 | 2015-07-14 05:00
너무 평범하죠? 여성 듀엣 도토리 솔(오른쪽)과 지아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매일 오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아프리카TV 방송을 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음반을 준비 중이다. 아직 방송이 뭔지도 잘 모르는 이들의 꿈은
너무 평범하죠? 여성 듀엣 도토리 솔(오른쪽)과 지아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매일 오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아프리카TV 방송을 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음반을 준비 중이다. 아직 방송이 뭔지도 잘 모르는 이들의 꿈은 "누군가 알아봐 주는 것"이다. / 은평구 신사동=배정한 기자

이상한(?) 아프리카TV 여성 BJ 두 명이 나타났다. 아프리카TV BJ 순위는 말을 꺼내기가 민망할 정도다. 여성 듀엣 BJ 도토리(솔 24, 지아 23)가 주인공이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아프리카TV에서 매일 오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 방송 중이다. 인기가 높은 건 아니다. 도토리의 현재 아프리카TV 순위는 이달 13일 현재 2593위다. 사실 도토리는 여성 듀오를 준비하고 있는 연습생이다. <더팩트>는 지난달 30일 오후 은평구 신사동 연습실에서 여성 듀엣 BJ 도토리를 만나 아프리카TV BJ로 나선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 아프리카방송 참 어렵네…순수함은 우리의 최대 장점

도대제 정체가 뭐냐? 도토리  솔과 지아는 방송과 관련해 “아직 (차별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얻어걸리길 바란다(웃음).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웃었다. / 은평구 신사동=배정한 기자
도대제 정체가 뭐냐? 도토리 솔과 지아는 방송과 관련해 “아직 (차별화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얻어걸리길 바란다(웃음).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며 웃었다. / 은평구 신사동=배정한 기자

연습실에서 만난 도토리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긴 금발 머리 때문이다. 그런데 거침없이 수다를 떨 것 같은 인상과 달리 말은 어눌했고, 심지어 답답했다.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방송할 수 있지? 당혹스러웠다. 이들의 정체가 궁금했다. 영화 ‘올드보이’에서 오대수(최민식)가 이우진(유지태)의 전화를 받고 던진 대사 ‘누구냐 너?’가 떠올 났을 정도다.

먼저 도토리의 정체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솔은 “아프리카TV BJ를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음반을 준비 중인 여성 듀오다. 아직 음반이 나오지 않아 잘 모를 것”이라며 웃는다.

역시나 말주변이 없다. 이렇게 어눌한 이들이 어떤 이유로 BJ를 시작했을까.

도토리는 “음반을 준비하는 과정에 좀 지쳐 있던 지난해 12월이었다. 다른 BJ 방송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됐다. 그런데 댓글이 올라오고 하는 게 참 재미있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우린 아프리카의 문화를 잘 몰랐던 것 같다”고 했다.

이들의 방송 콘셉트는 ‘댄스’에서 시작해 현재는 먹방(먹는 방송) 등으로 다양해졌다. 그렇다고 다른 방송과 차별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차별성이 없다’는 데에 도토리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아직 (차별화) 찾아가는 과정이다. 얻어걸리길 바란다(웃음). 최대한 노력 중”이란다. 지나치게 솔직하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 친구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싶다. 혹시나 싶어 도토리 방송만의 특징이 뭔지 다시 물었다.

그냥 4차원 방송? 도토리는 “우리 방송에선 강퇴(강제퇴출)가 없다. 나갈 때까지 내버려 둔다. 어그로(인터넷 채팅에서 주위의 관심을 대게 각종 특정한 채팅 등으로 주목시키는 사람들을 말하는 인터넷 용어)도 내보내지 않는다
그냥 4차원 방송? 도토리는 “우리 방송에선 강퇴(강제퇴출)가 없다. 나갈 때까지 내버려 둔다. 어그로(인터넷 채팅에서 주위의 관심을 대게 각종 특정한 채팅 등으로 주목시키는 사람들을 말하는 인터넷 용어)도 내보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토리의 아프리카TV 방송 장면. / 아프리카TV 방송 화면 갈무리

도토리는 “처음에는 ‘절제’하는 방송을 했다. 그런데 우리와 맞지도 않고,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사실 등수에 연연하지 않으려 했는데, 시청하는 사람도 별로 없고…. 우리 방송의 콘셉트는 귀엽거나 섹시도 아니다. 그냥 4차원 방송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우리 방송에선 강퇴(강제퇴출)가 없다. 나갈 때까지 내버려 둔다. 어그로(인터넷 채팅에서 주위의 관심을 대게 각종 특정한 채팅 등으로 주목시키는 사람들을 말하는 인터넷 용어)도 내보내지 않는다. 그냥 편하게 들어오면 된다. 그리고 우리 방송엔 매니저도 없다. 매니저가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 매니저 없이 진행한다. 우린 (시청자가) 나갈 때까지 놔둔다. 강퇴는 너무 가혹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토리의 가장 큰 무기는 누가 뭐래도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 알고 보면 ‘춤꾼’…우리도 알려지고 싶다

저 높이 올라가고 싶어요! 솔(오른쪽)과 지아는 “나중에 도토리로 데뷔한 후 아프리카 방송 장면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누군가)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 아프리카 방송이 가수로 데뷔하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은평구 신사동=배정한 기자
저 높이 올라가고 싶어요! 솔(오른쪽)과 지아는 “나중에 도토리로 데뷔한 후 아프리카 방송 장면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누군가)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 아프리카 방송이 가수로 데뷔하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은평구 신사동=배정한 기자

인기 높은 BJ도 아니고 댄스 방송으로 시선을 끌지도 못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들은 연습생 신분이다. 그러나 춤 만큼은 누구보다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다.

도토리 멤버 솔과 지아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연결고리는 춤이었다. 같은 댄스학원에서 만나 각자 활동하다 다시 만나 팀을 이뤘다. 솔과 지아 모두 대학에서 스트리트 댄스를 전공한 춤꾼이다.

솔과 지아는 “대회도 많이 나가봤다. 길거리 공연부터 행사까지 꾸준히 무대에 서고 있다. 안무도 직접 만드는 데 (안무가) 안 나올 때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아프리카 방송을 보면 많은 BJ가 섹시 댄스를 춘다. 우리도 섹시한 의상을 입고 노출하면 오히려 방송에서 가리라고 한다. 다른 BJ들과 신체적으로 많이 다르니까…”라며 말끝을 흐리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들이 아프리카 BJ로 나선 건 분명 새로운 도전을 위해서도 있지만, 밑바탕에는 연습생으로 혹은 여성 듀엣으로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싶다는 간절함이 깔렸다. 아프리카를 이용한다는 비난이 따를 수 있다. 하지만 도토리처럼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고충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

솔과 지아는 “나중에 도토리로 데뷔한 후 아프리카 방송 장면 등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누군가) 알아봐 줬으면 좋겠다. 아프리카 방송이 가수로 데뷔하는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아직 데뷔하지 못한, 그렇다고 아프리카TV 방송에서 큰 인기를 얻는 것도 아닌 여성 듀엣 BJ 도토리. 생기발랄 순수 4차원 여성 듀엣 도토리를 곧 음악방송에서 만나길 바라본다.

[더팩트 ㅣ 은평구 신사동=이철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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