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평 또는 혹평…그럼에도 유의미한 성과
지난 19일 시즌3 공개…5년 여정 마침표
2020년부터 달려온 '스위트홈'이 피날레인 시즌3를 공개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K-크리처물의 탄생을 알렸을 뿐만 아니라 K-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했던 '스위트홈' 시리즈다. 결코 짧지 않은 5년이란 세월 장기간 프로젝트에 도전했던 '스위트홈'의 처음과 끝 그리고 그 여정이 가져다준 의미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시즌1에서 시즌3까지 긴 여정을 달려오며 호평도 혹평도 받은 '스위트홈'이다. 특히 시즌2는 냉혹한 평가를 받아야 했다. 시즌3도 시즌2와 같이 제작돼 큰 갈래는 비슷했기 때문에 혹평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다수의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인정하는 건 '스위트홈'의 여정이 많은 것을 남겼다는 점이다. 크리처물이라는 새 장르를 개척했다는 것, 신인배우들을 발굴했다는 것, 5년 장기간 거대 프로젝트를 실현했다는 것 등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한 '스위트홈'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감독 이응복)은 지난 2020년 첫선을 보였다. 당시 총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던 작품은 '크리처물'이라는 장르를 내세워 전 세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해외에서야 유수한 작품이 있었지만 국내 제작은 진입장벽이 높은 장르였다. 만들더라도 하나의 크리처를 상대하는 작품인 것과 달리 '스위트홈'은 다수의 크리처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한국적인 정서까지 적절하게 녹여내며 'K-크리처물'의 탄생을 알렸다.
이에 '스위트홈' 시즌1은 해외 13개국 1위, 70개국 이상 톱10 진입, 한국 시리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톱10에 올랐다. 인기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곧바로 '스위트홈' 시즌2, 3 제작을 확정했다. 시즌1 공개 후 3년 만인 지난해 12월 시즌2가 공개됐으며 앞선 7월 19일 시즌3를 공개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무려 5년이 걸린 장기 프로젝트였다. 긴 여정을 끝낸 '스위트홈'을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여전히 시즌1 주요 인물들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시즌2, 3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청자들도 있다. 그렇다면 업계는 '스위트홈'의 여정을 어떻게 바라볼까. <더팩트> 취재진이 연예계 종사자들을 비롯해 OTT를 담당하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먼저 이응복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넷플릭스 관계자들은 작품을 둘러싼 혹평을 겸허히 받아들이되 '스위트홈'이 남긴 자산에 초점을 맞췄다.
이응복 감독은 사실 '스위트홈' 자체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조차도 상상을 못 했단다. 앞서 진행한 인터뷰 당시 그는 "방송이 되는 것 자체가 목표일 정도로 두려움 속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작업 과정도 고통스러웠다"며 "그런 작품이 5년에 걸쳐 세 개의 결과물로 내놓을 수 있었다. 새로운 것을 해냈다는 기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잇었다"고 밝혔다.
이기오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디렉터 역시 최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스위트홈'의 '도전'을 강조했다. 그는 "2019년만 하더라도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작품이 많지 않던 때였다"고 돌이켰다. 즉 넷플릭스로서도 해보지 않았던 장르를 시도한다는 건 여러 부담이 뒤따랐을 터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스위트홈'을 믿고 제작을 추진했다. 이에 이기오 디렉터는 "'스위트홈'과 함께한 긴 여정에서 배운 것이 정말 많았다"며 "특히 '스위트홈' 통해 새로운 도전의 가치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스위트홈'을 통해 배운 것들은 영원한 자산이 됐고 앞으로 넷플릭스가 나아갈 콘텐츠 방향성에도 이바지했다. 이기오 디렉터는 "VFX, 버추얼 프로덕션 등 '스위트홈'에서 쌓인 노하우는 다른 작품의 주춧돌이 됐다"고 자평했다.
하정수 한국 프로덕션 디렉터 또한 "5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달라진 프로덕션 환경을 가장 먼저 꼽고 싶다. 그 출발점에 '스위트홈'이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OTT를 담당하는 기자 A 씨는 "'스위트홈'은 2020년 동명의 웹툰 원작에서 출발해 K-크리처물의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당시 한국 오리지널 작품에 대한 인지도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국내 VFX 기술 발전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새로운 시즌부터는 세계관을 확장시켜 스케일적인 부분에서도 전무후무한 발전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 씨는 "'스위트홈'은 국내 VFX 기술의 발전과 'K-스토리'가 가진 힘을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무엇보다 시즌2를 기점으로 방대해진 세계관을 선보였을 땐 이에 대한 기술력과 자본력 그리고 이야기가 가진 힘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스위트홈'은 또 다른 'K-크리처물'의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전했다.
C 씨 역시 "'스위트홈'은 한국형 크리처물을 전 세계에 알린 시작점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장르물로서의 재미는 물론, 신인급 배우들을 앞세워 가능성을 증명하며 업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특히 C 씨는 "다수의 관계자들은 프로덕션 측면에서 '스위트홈'이 한국 콘텐츠 업계 전반에 가져온 변화가 크다고 말한다. 이는 '스위트홈'의 지난 5년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C 씨 말처럼 '스위트홈'은 배우 송강 이도현 고민시 고윤정 박규영 등 신예들을 발굴했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들 모두 '스위트홈'을 기점으로 성장을 이뤘고 현재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시즌1에 비해 많은 혹평을 받았던 시즌2, 3에서도 빛을 본 배우가 있었다. D 씨는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것이 있다면 '배우 허남준의 발견'이다"라며 "시즌2, 3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자 배우가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물론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건 아니다. B 씨는 "다만 시즌2를 넘어가며 넘쳐나는 세계관이 오히려 독이 됐다는 점이 아쉽다. 너무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고 모두에게 서사를 부여하면서도 기존의 작품관을 넣으려고 하니 오히려 과유불급이 됐다. 이런 점은 앞으로 차차 보완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어느새 OTT 시장이 확대되고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는 시대가 됐다. 이 안에서 곱씹게 되는 질문이 있다면 과연 '잘 만든 작품' 혹은 '좋은 작품'의 기준은 무엇인가에 대한 점이다. 자극 혹은 힐링, 빠른 전개 혹은 잔잔한 분위기, 오락 혹은 메시지 등 저마다의 취향이 존재한다. 모두가 답을 찾고 있지만 누구도 정의를 내릴 수 없는 화두이기도 하다.
다만 확실하게 전하고 싶은 건 '스위트홈'은 여러모로 '세상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는 작품'이 됐다는 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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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 5년史②] K-크리처물의 시작 그리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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