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팬·소속사 등 '웹툰 드라마화' 둘러싼 각기 다른 입장
"일시적인 현상일 뿐"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최근 많은 작품들이 웹툰과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른바 리메이크로 '드라마화'가 되는 콘텐츠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같은 원작이 어떻게 발굴되고 드라마로 구현되는지 제작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뿐만 아니라 이를 바라보고 있는 원작의 팬들과 업계 관계자의 입장까지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웹툰의 드라마화를 마냥 좋게만 바라볼 수 없는 점도 있다. 원작 팬들은 물론이고 드라마 팬들의 부정적인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후죽순 쏟아지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을 보며 "요즘 작가들이 이렇게까지 아이디어가 없나 싶다"고 쓴소리를 내뱉는 일부 시청자들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웹툰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곤 할 것이다. 팬들의 입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작품을 보며 생각했던 이미지와 캐릭터들이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실제로 구현된 드라마를 봤을 때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속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지점이다. 더군다나 드라마는 각색까지 더해져야 하다 보니 때때로 원작과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질 때도 있다.
평소 웹툰을 즐겨보는 A 씨는 "웹툰에도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때문에 비교적 오래된 웹툰을 원작으로 하다 보면 지금의 정서와 안 맞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 부분을 제대로 거르지 않고 그대로 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물론 마냥 비판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30대 여성 B 씨는 "웹툰이 웹툰에서만 그치지 않고 미디어로 재탄생되는 건 개인적으로 적극 찬성한다"며 "그만큼 내가 좋아하는 웹툰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나 외에도 많은 팬층을 보유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밝혔다.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원작과 드라마를 별개로 보려고 하는 팬들도 많아졌다. B 씨는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가 비판을 받거나 좋지 않은 성적을 나타낸다 해도 원작에는 큰 피해가 없다고 본다"고 전했다.
원작이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양날의 검'이다. 기존의 팬층이 있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반면 제작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 팬층으로 인해 부담감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작사 관계자 C 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원작 팬들이 좋아하게끔 만드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부정적 보다는 좋게 생각하고 싶다는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영상화가 됐을 때 실망할 수도 있는 부분이 분명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제작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맞다고 여겨진다면 밀어붙이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자 전문성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더팩트>가 만난 여러 관계자들은 "이미 입체적인 데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완성된 서사를 갖고 있는 웹툰은 콘텐츠를 만드는 제작자들 입장에선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라고 입을 모았다. 때문에 웹툰 원작 드라마가 유행처럼 번지는 건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의견이다.
제작 PD 출신 D 씨는 "웹툰뿐만 아니라 웹소설의 콘텐츠가 점점 발전하면서 시청자나 대중도 관심 가는 작품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된다. 때문에 그 작품들 중 여전히 영상물로 만들 수 기회가 많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소속사 관계자 E 씨 역시 "미디어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팬들이 요구하는 웹툰의 색깔이 점점 더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또 원작 팬들의 실망감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도 같다.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반면 원작의 영상화가 언제까지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 C 씨는 "지금처럼 우후죽순 쏟아지는 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도 생각한다. 사실 이미 너무 비슷한 웹툰들이 많다 보니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계속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10년간 배우 매니저를 한 F 씨 또한 "이미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이다. 실제로도 너무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쏟아지고 있다.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려면 현실 로맨스보다는 기술로 구현하기 어려운 혹은 예산이 많이 드는 웹툰이 점점 많아질 테고 그러다 보면 작품화로 만들 수 있다는 장담도 어려울 것 같다"고 바라봤다.
작가들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양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C 씨는 "사실 각색도 쉬운 건 아니다. 원작을 바꾼다고 하지만 거의 새로 쓰다시피 하는 해야 하는 작품들도 있다. 다만 각색이다 보니 오리지널을 쓰는 베테랑 작가들보다는 신인작가들이 많이 붙는다. 이 점에서 오는 힘든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경험치가 적다 보니 부족한 역량이 드러날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발 빠르게 다시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양하게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일례로 디즈니+는 2024년 공개 예정인 작품 중 송강호의 '삼식이 삼촌', 김혜수의 '트리거', 주지훈의 '지배종' 등 창의적인 작품을 내세워 K-콘텐츠의 저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방향성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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