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인권 보호 위한 법령 개정까지 촉구
"다시는 이런 일 반복돼선 안 돼" 강조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고인이 된 배우 이선균을 위해 문화예술인들이 모였다. 고인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대중의 반응은 반으로 갈렸다. 다른 사람들만 달라지라고 요구할 것이 아닌 이를 주장하는 업계도 달라져야 한다며 쌍방 자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9일 오전, 고(故) 이선균의 죽음을 둘러싼 진상규명을 위해 12일 기자회견이 열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이 자리를 빌려 문화예술인들은 자신들의 인권 보호를 위한 여러 요구도 주장하겠다고 선언했다.
갑작스럽게 전해진 기자회견 소식에 당초 이날로 예정돼 있던 연예계 행사들은 줄줄이 일정을 변경했다. 먼저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 제작발표회는 기자회견 시간과 겹치자 일정을 오후 1시로 바꿨다. 배우 수현 또한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관련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으로 여러 일정이 겹치자 시간과 장소를 모두 다시 계획했다.
이렇게라도 뜻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처럼 연예계는 전반적으로 기자회견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반응은 반반이다. 동료의 안타까운 죽음을 누구보다 공감하고 아파하는 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포커스가 한쪽으로만 치우친 게 아니냐는 입장도 있었다. 문화예술인들의 주장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기에 충분히 응원하고 지지하지만, 마냥 우호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씁쓸함이 뒤따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이선균 사태에는 '마약 의혹'이나 과한 사생활 노출의 문제만 얽혀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예계의 어두운 이면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성매매나 성접대, 유흥업소 방문 등 연예계의 안일한 성문화도 도마 위에 올랐지만, 이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 업계였다.
피해만을 강조하며 선택적으로 내는 목소리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다른 사람에게만 달라져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의 문제도 마주하며 '쌍방 자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런 가운데, 29개 문화예술관련 단체를 중심으로 결성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가칭)'가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난 이선균의 죽음을 마주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난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인 이선균은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선균은 전날 밤 유서로 보이는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은 지난 초부터 유흥업소 실장 A 씨의 자택에서 대마초 등 다종의 마약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마약을 투약한 사실 자체는 인정했지만, 수면제인 줄 알고 투약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고 밝혔다. 간이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모발)·2차(겨드랑이털) 정밀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문화예술인들의 기자회견에는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이원태 감독, 가수 윤종신, 배우 최덕문 김의성 등이 참석한다. 사회는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로 유명한 제작사 BA엔터테인먼트 장원석 대표가 맡았다. 또한 문화예술인 연대회의에는 부산국제영화제,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드라마제작사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방송작가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등이 뜻을 같이한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수사 당국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 촉구 ▲언론의 자정 노력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삭제 요구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재개정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중 다수가 지적한 연예계의 '쌍방 자정'에 대한 의견도 나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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