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가수 윤희상이 먼저 발표한 뒤 주병선이 리메이크
'주부가요열창' 3주 연속 커버송 1위 덩달아 히트 계기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요계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스테디셀러 명곡이 많다. 주병선이 부른 '칠갑산'은 국민 애창가요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가요무대'에 출연하면 거의 대부분 자신의 곡 '칠갑산'을 부를만큼 곡 차체만으로 가수의 존재감을 인정을 받는 편이다.
그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익숙하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덕분에 수 십년간 노래방 단골 애창곡 리스트에 올라있고, 한혜진 장민호 황치열 이도진 박구윤 김용빈 등 후배가수들도 커버송으로 많이 불렀다. 물론 노래의 깊은 맛은 원곡가수 주병선이 독보적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배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 속을 태웠소'(주병선의 '칠갑산' 가사 1절)
조운파가 작사 작곡한 이 곡은 주병선이 89년 7월 자신의 데뷔 앨범 타이틀곡으로 발표했다. '칠갑산' 외에 '떠나간 뒤에' '슬픈 그림자' 등이 함께 실렸다. 애초에는 '카스바의 여인'으로 잘 알려진 윤희상이 부른 노래로, 주병선이 리메이크해 대박 히트를 친 곡이다.
대중가요의 대표적인 히트 소재로는 통상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추억, 향수 등을 꼽지만 이 곡은 가사 자체가 토속적이고 서정적이다.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한(恨)이 국악풍의 정통 트로트 리듬에 실려 한국적 정서를 자극하며 가슴을 적신다.
주병선은 트로트 가수로 유명해졌으나 원래는 대학가요제 출신이다. 88년 MBC대학가요제에서 '고인돌'로 금상을 수상하며 음악적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 곡이 워낙 오랫동안 회자되는 바람에 나이가 상당한 원로급으로 오해할 수 있지만 아직 환갑을 넘지 않았다.
'칠갑산'이 처음부터 히트한 것은 아니다. 초창기 TV 가요오디션 서바이벌로 기억되는 '주부가요열창' 덕을 톡톡히 봤다. 당시 재즈가수 출신의 유정금 씨가 '주부가요열창'에서 '칠갑산'으로 출전해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인기가 폭발했다.
처음엔 노래만 알려졌다가 점차 원곡가수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주병선도 덩달아 인기가수로 등장한 계기가 됐다. 그럼에도 정작 가수 본인한테는 아직 자신의 색깔을 찾기도 전에 '칠갑산' 이미지가 워낙 강하게 각인되는 바람에 후속곡을 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아있다.
실제로 주병선은 2집 이후 히트곡이 없다. 이 부분에 대해 그는 "이른 나이에 스타 대접을 받고 갈수록 국민가요로 애창되면서 대중의 가슴에 파고드는 '칠갑산'을 뛰어넘기가 벅찼다"고 심경을 토로한 적이 있다. 주병선은 26살의 나이에 '칠갑산'을 불렀다.
주병선은 고등학교 시절에 이미 그룹사운드 활동을 했다. 가발을 쓰고 야간업소에 나가 용돈을 벌기도 했다. 풍물패 상쇠로 이름을 알린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추계예술대에서 국악을 전공했다. 부전공은 타악이어서 록과 국악, 그리고 타악기 연주까지 음악적 깊이를 두루 섭렵했다.
록 음악을 장르로 여러차례 대학가요제에 노크했으나 번번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다 88년 제12회 MBC 대학가요제의 출전 기회를 잡았다. 금상을 수상한 가요 '고인돌'은 그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이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 운명의 '칠갑산'을 만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 곡의 소재가 된 칠갑산은 충남 청양군 대치면, 정산면, 장평면에 걸쳐 있는 산(해발고도 559.8m)이다. 산세가 험해 전사면이 급경사를 이룬다. 수림이 울창하며, 머루·다래·자생란 등이 많다. 차령산맥의 줄기로 '충남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명산으로 이름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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