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걷어찬 실드…의구심 가득한 대중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스스로 할복하는 건 또 처음 보네."
K팝이 거쳐온 역사만큼 대중의 배경지식과 정보력도 깊어졌다. 이에 연예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요새는 팬들이, 네티즌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여론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그룹 피프티 피프티 사태도 마찬가지다. 전속계약 분쟁이 불거지면 대중이 무조건적으로 아티스트 편을 드는 건 어느덧 옛말이 됐다. 아직 어리고 잘 모른다는 이유로 말을 아꼈던 여론은 입장이 하나둘 나오면서 점차 부정적으로 형성됐다. 결국 스스로 배를 갈랐다고 해서 '할복 거위'라는 말까지 만들어 낸 피프티 피프티다.
사건의 발단은 피프티 피프티(이하 피프티) 소속사 어트랙트의 호소였다. 어트랙트는 지난달 23일 최근 외부 세력이 피프티 멤버들을 강탈하려는 시도가 있었다며 그 배후에 외주 용역업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외부 세력'은 워너뮤직코리아라고, '용역 업체'는 더기버스라고 지목하며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등 소송을 제기했다. 그중 더기버스의 대표 안성일은 피프티 기획 단계부터 함께한 인물로, 어트랙트가 피프티 앨범 작업을 위해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기획·제작 총괄 대표 직함을 내줬다.
때문에 처음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만 해도 다수의 네티즌은 피프티를 둘러싼 소속사와 프로듀서의 줄다리기 공방전이자 '아티스트 강탈 시도' 정도로 여겼다.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그룹이 양측 사이에서 난처한 상황이 됐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 역시 멤버들에게 책임을 묻거나 탓하지 않았다. 그저 "이번 사태로 상처를 받게 될 피프티 멤버들이 걱정된다"며 하루빨리 소속사로 복귀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했던 피프티가 소속사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입장을 밝히자, 논란의 양상이 달라졌다.
피프티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소속사의 '투명하지 않은 정산'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일방적인 활동 강행'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또한 "어떠한 외부 개입 없이 4인의 멤버가 한마음으로 주체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제는 대중이 더 잘 아는 K팝 환경이다. 네티즌들은 곧바로 멤버들의 주장에 의구심을 가졌고, 결국 피프티의 입장 발표는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한 지 불과 7개월 된 아이돌 그룹이 정산을 주장한 것이다. 물론 피프티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 14주 연속 차트인에 성공한 히트곡 'CUPID(큐피드)'가 있다. 문제는 이 앨범이 첫 앨범도 아닐뿐더러 피프티는 데뷔 앨범 당시 뮤직비디오만 4곡을 제작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더군다나 해외 차트는 정산이 다소 뒤늦게 이뤄지는 데다 국내에서는 음악프로그램을 제외하고는 광고, 콘텐츠 등 피프티의 활동이 거의 없었다. 그마저도 지난 5월부터는 한 멤버의 건강 문제로 인해 활동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다. 수익이 날 만한 지점이 크게 없는데 정산을 언급했다는 점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피프티는 이제 막 자신들의 대표곡 하나를 만드는 단계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말한다. 다음 앨범, 다음 행보가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피프티가 택한 건 '소속사와 분쟁'이라는 '할복'이었고, 이는 결국 부정적 여론만 형성하는 '자충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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