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다변화 속 '도전과 압박', 난감한 공영방송 KBS
29년간 '공정성 논란' 맞물리며 등장해온 '미해법 화두'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KBS가 봄 개편에 맞춰 일부 프로그램 폐지안을 도출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해프닝을 빚었습니다. KBS는 최근 이례적으로 '특정 프로그램의 폐지 및 편성 변경 보도에 관한 입장'을 냈는데요. 관련 기사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루머'나 '추측성 보도'로 규정하는 등 내홍 단속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개편 보도에 대해 다소 과장돼 보이는 이런 제스처는 안팎의 도전과 압박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한 KBS 속사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한데요. 실제로 폐지안은 자체 논의를 거쳐 결정됐음에도 일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온 데다 마땅한 대안이나 명분없이 원점 회귀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습니다.
◆ 봄 개편에 맞춰 합의도출된 프로그램 개편안 내부반발에 원점 회귀
이런 복잡한 상황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오른 KBS 수신료 분리 징수와 무관치 않은데요. 대통령실이 지난달 국민제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공개토론 결과 '통합징수 유지'보다 '분리징수 지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말 그대로 시청을 원하는 이들에만 시청료를 부과하자는 것입니다.
현행 수신료 징수 방식은 1994년 처음 도입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수신료 문제는 인상과 폐지 주장 등이 엇갈리며 과거 29년간 공영방송의 공정성 논란과 맞물리며 끊임없이 거론돼온 화두였습니다. 인상 논의는커녕 거꾸로 한국전력 통합 징수에서 분리될 상황에 놓인 KBS로서는 엄청난 위기입니다.
◆ 시대 흐름과 추세에 맞는 공영방송 KBS의 바뀐 역할과 규모 요구
KBS의 수신료는 연간 3만 원(월 2500원)으로 일본이나 영국 등 공영방송 수신료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습니다. 그럼에도 일괄적인 의무 부담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립니다. 왜 그럴까요? 알고보면 플랫폼 다변화 등 급격한 매체 환경 변화도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거의 대부분 가정은 별도 요금을 내고 IPTV 가입 등을 통해 TV를 시청합니다. 영상콘텐츠 접근 방식도 넷플릭스 등 OTT로 분산되는 추세입니다. 시대 흐름에 맞춰 공영방송의 바뀐 역할과 규모는 달라져야합니다. 이는 곧 시청자 선택권이 무시된 일괄적인 시청료 부과에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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