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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손잡은 'SM 3.0', 올해 신인 3팀으로 시험대[TF초점]

  • 연예 | 2023-03-14 00:00

청사진 그렸던 카카오와 'SM 3.0' 시대 본격 개막
올해 신인 그룹 3팀으로 멀티 제작센터 시험대


SM이 카카오와 손을 잡고 'SM 3.0'을 본격화한다. 에스파(사진)와 NCT 그리고 신인 그룹 등 소속 아티스트들은 멀티 제작센터를 통해 더 체계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SM 제공
SM이 카카오와 손을 잡고 'SM 3.0'을 본격화한다. 에스파(사진)와 NCT 그리고 신인 그룹 등 소속 아티스트들은 멀티 제작센터를 통해 더 체계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SM 제공

[더팩트 | 정병근 기자] 'SM 3.0'은 발표와 동시에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진통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당초 계획대로 카카오와 손을 잡게 된 만큼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던 하이브가 지난 12일부로 손을 뗐다. 마찬가지로 SM을 품기 위해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한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 하이브의 주주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SM 신주·전환사채 인수에 실패해 패색이 짙었던 카카오·카카오엔터는 하이브의 공개매수(12만 원) 실패로 기회가 생겼고,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공개매수가를 15만 원으로 높였다. 이후 '쩐의 전쟁'에 부담을 느낀 하이브가 손을 떼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카카오·카카오엔터는 공개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SM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인수하게 됐지만, SM은 기존처럼 자율적 독립적으로 운영을 하게 된다. 이사진을 대거 추천했던 하이브와 달리 카카오는 SM에 이사진 구성을 일임했다. SM이 "3월 31일 주주총회에서 새롭게 출범할 'SM3.0 이사회'는 최적의 수평적, 전략적 파트너인 카카오와 함께 세계 최고의 'IP X IT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유다.

'SM 3.0'을 발표할 때 이미 카카오·카카오엔터와 협업을 밑바탕에 뒀던 SM은 이제 그 청사진을 실현해가야 한다. SM은 "주주와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 드린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SM 3.0'의 핵심은 이수만 전 총괄 1인 프로듀서 체제에서 벗어나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매니지먼트만 별도로 분리돼 있었다면, 이젠 각 레이블에서 신인 개발부터 A&R, 음반 제작을 비롯한 전 과정을 책임진다.

멀티 레이블은 JYP가 이미 2018년 실행했고 하이브도 2020년 10월 상장 후부터 일관되게 추진해오고 있다. 두 회사는 멀티 레이블 체제로 큰 성과를 거뒀다. K팝 선구자 역할을 해온 SM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것은 이수만 전 총괄에 집중된 영향력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 굴레를 벗어났으니 더 높이 도약할 기반을 다진 셈이다.

SM이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제를 골자로 한 'SM 3.0'을 통해 그리고 있는 청사진. /SM 제공
SM이 멀티 제작센터 및 레이블 체제를 골자로 한 'SM 3.0'을 통해 그리고 있는 청사진. /SM 제공

SM은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를 통해 '프로듀싱 시스템 체계화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선순환 구조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자칫 SM만의 색깔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A&R Committee'라는 음악 선정 협의체를 운영, 음악 전문가들이 모여 SM 음악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K팝 선두주자로 수십 년간 구축해 온, 다른 기획사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인 SMP(SM Music Performance)의 명맥을 이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체제를 도입해 IP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SM은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제로 1년에 2팀 이상 데뷔(기존 3.5년에 1팀)와 40개 이상의 음반(기존 31개) 그리고 출시 지연율을 5%(기존 25%)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앨범 판매량을 2022년 1400만 장에서 올해 1800만 장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멀티 레이블을 글로벌로 확장하는 2025년 1.5조 매출을 예상했다.

당장 올해 2분기부터 'SM 3.0'이 시험대에 오른다. 신인 걸그룹 데뷔를 시작으로 버추얼 아티스트, NCT TOKYO, 신인 보이그룹 론칭이 예정된 것. NCT TOKYO는 기존의 NCT 제작센터에서 담당하고, 신인 걸그룹과 보이그룹은 새롭게 꾸린 제작센터의 첫 결과물이다. 과연 이들이 카카오와 어떤 시너지를 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SM 3.0'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점은 지난해 연말부터 화두였던 지배구조다.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이미 백의종군을 선언한 상황. 기존에 대표를 역임했던 인물들이 회사에 남는 경우는 없었다. 두 대표는 본인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돌아가 SM 성장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지배구조에서도 선순환의 좋은 선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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