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기업가치 및 주가 하락→K-POP 독과점 우려
[더팩트|박지윤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경쟁사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전했다.
SM은 20일 오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SM이 하이브의 적대적 인수를 반대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발표했다.
SM CFO 장철혁 이사는 "SM의 새로운 비전과 미래인 'SM 3.0'이 발표되자마자 최대 주주의 지분 매각에 이어 경쟁사의 적대적 M&A 시도가 논의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No.1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꿔왔던 600여 SM 임직원의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비롯해 팬,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해온 SM만의 가치와 자부심까지 모두 무시하는 시도"라고 밝혔다.
◆ '특정 주주를 위한 SM'으로 회귀
먼저 장철혁 이사는 하이브가 지분 14.8%를 인수해 SM의 최대 주주가 되고 공개매수를 통해 약 40%의 지분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에 관해 "현 경영진 및 이사회와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명백한 적대적 M&A 시도에 해당한다. 하이브는 SM의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경영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지배구조에서는 전체 주주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고, 하이브가 주장한 SM의 독립적 경영 보장도 지켜지기 어려운 약속이기 때문에 '특정 주주를 위한 SM'이라는 잘못된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하이브의 공개매수 및 구주 인수 관련 공시로 미루어 봤을 때 SM 지분 인수는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고 자금 조달을 위해 거액의 단기 차입도 발생할 정도의 중대한 의사결정이다.
그러나 하이브는 SM에 실사 자료 제공 협조 요청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 결정을 내린 이사회가 존재하는 곳으로, 기업 거버넌스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며 이들이 SM을 인수하게 되면 SM 역시 취약한 거버넌스 아래 놓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모회사가 사업 경쟁자가 돼 경영하는 경우 ▲아티스트 및 앨범 출시(음반·음원 시장에서 메이저급 아티스트는 보통 월요일, 금요일 신보·신곡 발매를 하므로 앨범 발매 시기가 연간 100회 수준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이미 하이브 소속 레이블 아티스트들만으로도 발매 시기가 포화돼 SM 아티스트의 앨범 발매 후순위화) ▲팬 플랫폼 및 커머스(인수 후 SM이 'SM 3.0'에서 목표하는 팬 플랫폼 사업을 포기하고 하이브 플랫폼을 이용하게 될 경우, 단순 일부 라이센싱 수익을 늘릴 뿐 기업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며 팬에 대한 이해를 심화할 수 있는 데이터를 놓치게 되어 신성장 동력을 잃게 되는 것) ▲신사업 진행(SM 3.0 전략 추진 위한 신규 사업 기회가 하이브 100% 지분 보유 자회사에 우선 배정될 가능성) 등에서 여러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SM, K-POP 산업이 아닌 하이브만을 위한 사업 시너지
장철혁 이사는 시장이 기대하는 양사의 사업 시너지에 관해 "시장에서는 SM 아티스트가 위버스 플랫폼에 입점하는 게 시너지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SM IP의 위버스 입점(위버스 플랫폼의 추가 수익 창출, SM 자체 플랫폼 사업의 기회 박탈) ▲IP 수익화 사업 하이브 아웃소싱(IP 수익화 관련 별도 사업 부문 운영 중인 하이브에 SM IP 및 미래 수익이 귀속됨) 등을 이유로, 이는 양사를 위한 관점이 아닌 하이브의 추가 수익 창출만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SM브랜드마케팅과 드림메이커 지분도 함께 인수할 것임을 밝힌 점에 대해 "하이브는 이것이 SM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고객이 SM 이외에는 거의 없다시피 한 회사들로, 두 회사의 가치는 SM이 만들어 준 것이기 때문에 지분 가치는 SM엔터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함이 마땅하다"며 "하이브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두 회사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이번 딜을 통해 별도로 프리미엄을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또한 "이들 회사의 사업은 위버스와 경쟁 관계에 있는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취득한 후 이들 회사의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이 없다. 이러한 배경에서 볼 때 결국 이 회사들의 가치는 하이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을 뿐, SM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선 효과는 전혀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하이브는 SM 인수를 통해 '다양한 사업에서 강력한 전략적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공시했으나 이 시너지가 정확히 무엇이고 SM 주주분들께 어떤 의미인지 명확히 설명한 적이 없다. SM에게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하이브 주주 입장의 이득인지 SM 주주 입장의 이득인지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과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선도하는 대형 기획사다. 장철혁 이사는 "두 회사가 합쳐진다면 전체 시장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독과점적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겪는 것은 결국 팬들"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양사의 음반·음원 수익을 합산하면 70%, 공연 수익을 합산하면 89% 등의 지표를 통해 K-POP 시장의 다양성을 저해하게 된다고 설명했고, 하이브 산하 여러 레이블들의 공연 티켓 가격 상승을 하나의 예시로 들었다.
◆ 하이브의 의도적인 공정위 사전 심사 회피->SM 미래에 리스크 요인
장철혁 이사는 M&A 추진 과정상 문제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하이브 측의 구주 인수와 공개매수는 같은 날 공시된 하나의 거래이기 때문에 공정위 사전 심사를 거쳤어야 하는 사안이지만, 공정위 심사 전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계산을 가진 하이브로 인해 SM이 안게 될 리스크를 상세히 소개했다.
더불어 "지분 인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추후 이뤄질 공정위 심사는 SM의 미래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만일 독과점 이슈로 인해 기업결합신고가 반려된다면 대량의 SM 지분이 시장에 쏟아져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조건부 결합 승인을 받을 경우에는 하이브에서 공정위가 제시한 시정 조치 실행을 위해 피인수사인 SM의 사업 규모를 축소할 우려가 존재한다. 설사 승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심사과정의 지연으로 인해 SM이 그리는 사업전략을 구현해나가는 데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SM이 그리는 SM 3.0과 전체 전략 발표 예고
SM은 2022년 실적 발표 이후 지난 멀티 제작센터와 멀티 레이블 전략에 이은 'SM 3.0'의 새로운 IP 수익화 전략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업 성과 목표를 전할 예정이다. 또한 'SM 3.0' 해외 전략 및 투자 전략 발표와 함께 최종적으로는 전체 SM 계열사를 포함한 사업성과 및 주가 목표도 밝힌다.
이에 "SM은 앞으로 'SM 3.0'을 구현해 기존 IP 사업 강화 외에도 새로운 성장 사업을 창출함으로써 시장 재평가를 이뤄내고 이를 다시 주주에게 환원하여 높은 기업 가치를 만들어내는 주주가치 제고의 선순환 고리를 형성할 것"이라며 "공개매수 신청 마감 전, SM이 그리고 있는 'SM 3.0'의 전체 전략을 전달드릴 테니 들어보고 결정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현 상황에 관해 SM 임직원 80%의 하이브 흡수 반대투표 결과와 평직원 협의체 성명, 본인을 포함한 SM 센터장 이상 25인의 하이브 인수 반대 성명을 강조하고, SM 구성원들의 당황스럽고 허탈한 심정을 전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의 적대적 M&A 시도는 SM이 그간 해 온 치열한 고민과 노력 그리고 SM이 아티스트들과 함께 추구해 온 가치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다. SM의 이사회가 전체 주주를 위한 이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의사결정을 한 것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SM의 legacy를 명예롭게 지키고, 주주분들을 위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기 위함이었다. 저희 경영진의 역할은 SM 임직원과 소속 아티스트, 그리고 팬과 주주분들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팬과 주주분들이 믿어주시는 한, SM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팬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SM 3.0' 전략의 후속 발표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끝으로 "특정주주가 아닌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한 SM 3.0 시대를 열겠습니다"라는 이미지와 함께 영상을 마무리했다.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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