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음색과 감성 창법, '그날' 히트 후 인기가수 반열
[더팩트|강일홍 기자] 김연숙의 '그날'은 분위기 있는 카페곡의 대명사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눈감으면 청춘시절 첫사랑의 추억과 상념으로 애잔하게 오버랩 되는 곡이다. 83년 발표 이후 39년이 흐른 지금도 팬들의 가슴에 주옥같은 명곡으로 남아있다.
'언덕위에 손 잡고 거닐던 길목도 아스라이/ 멀어져 간 소중했던 옛 생각을 돌이켜 그려보네/ 나래치는 가슴이 서러워 아파와 한숨지며/ 그려보는 그 사람을 기억하나요 지금 잠시라도/ 달의 미소를 보면서 내 너의 두 손을 잡고/ 두나 별들의 눈물을 보았지 고요한 세상을~우우우'(김연숙의 '그날' 가사 1절)
이 곡을 탄생시킨 작사 작곡자는 70년~80대 작곡가 겸 가수로 활동했던 싱어송라이터 이철식이다. 그는 김연숙의 '그날'을 비롯해 '해변의 젊은이' '강촌역' '기다리는 내사랑' 등 통기타 둘러메고 교외선 열차 타고 여행을 떠나던 분위기의 곡들을 많이 썼다.
김연숙은 77년 19살 되던 해에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우수상을 받은 게 계기가 돼 가수의 길을 걸었다. 1982년 '나 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님'으로 데뷔한 뒤 이듬해 발표한 '그날'이 폭발적 반향을 일으키며 일약 인기가수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그는 다른 가수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음색과 감성짙은 창법으로 대중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 '그날' 이후로도 '초연',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내 꿈과 인생', '소녀의 기도', '숨어우는 바람소리', '후회', '홀로 남으며', '기다렸어요', '마지막 선택' 등을 불렀다.
가수는 곧잘 자신이 부른 노래의 가사나 색깔로 스스로의 이미지를 채색한다. 그는 늘 조용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대중의 기억에 아로새겨져 있다. 인기를 얻고도 대중 앞에서 옅은 미소 외엔 말수가 거의 없어, 애틋한 사연에 감싸있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김연숙은 포크 발라드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에 데뷔한 뒤 서정적인 발라드 스타일 노래를 고수했다. 사랑과 그리움, 상실의 아픔을 특유의 보이스로 담아내 오랫동안 사랑받았지만 노래의 유명세에 비하면 얼굴이 오히려 덜 알려진 가수다.
10여년 전 그는 처음으로 서정적인 발라드 대신 러시안폴카풍의 트로트곡 '스리살짝'을 들고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곡은 김연숙이 기존 이미지를 벗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곡은 장윤정의 '짠짜라', 서주경의 '꽃', 김혜연의 '예쁜 여우' 등의 인기작곡가 임강현이 썼다.
당시 필자와 인터뷰에서 김연숙은 "그간의 조용한 이미지를 벗고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속내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연숙은 SBS '도전1000곡' 등에 출연해 채연의 'My Love'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등을 완벽하게 소화할만큼 댄스가수다운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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