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라이브 무대 고집, "대중성이나 인기보다 음악이 먼저"
[더팩트|강일홍 기자] 한승기는 라이브에 강한 포크 록 가수다. 가요계에서는 기타 하나로 팝 발라드, 샹송, 칸초네, 가곡에서 트로트까지 거의 전 장르에 걸쳐 '살아있는' 노래만을 고집해온 멀티플레이어 싱어송 라이터답게 색깔이 분명한 가수로 각인돼 있다.
"돈 명예 인기보다 오직 노래만 생각하며 살았어요. 시대에 따라 음악 트렌드가 달라져도 저만큼은 본래 색깔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때론 아쉬움도 있지만 후회하진 않아요. 인기에 연연하기보다 음악에 만족하는 가수로 남고 싶어요."
가수 한승기 하면 '연인'이란 곡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상징성이 크다. 가수 이름보다도 주옥같은 히트곡으로 더 유명한 이 곡은 사랑과 이별, 아픔과 슬픔을 한승기 특유의 애틋한 감성으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이 밤 지나면/ 나의 가슴에 이별을 두고 떠나버린 사람아/ 이젠 부르지 않으리 애써 다짐해 놓고/ 밤이 새도록 그대 생각에 눈을 젖는다/ 미운 사람아 정든 사람아 어디서 무얼 하는지/ 보고 싶어서 몸부림쳐도 만날 수 없는 사람아/ 내가 세상에 태어나 너를 사랑한 것이 지금 나에겐 전부야 다시 돌아와'(한승기의 '연인' 가사 1절)
이 곡은 한승기의 대표곡이면서 이별을 경험한 연인들 사이에 불후의 명곡으로 인정받는 노래다. 한승기의 목소리와 기타 선율에 실려 사랑과 그리움, 꿈과 희망이 은은한 인생의 향기처럼 녹아들어있다. 꾸준한 라이브 무대를 통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갖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99년 2집 '연인'의 타이틀 곡으로 발표했던 노래로, 가버린 사랑에 대한 아쉬움의 절규가 그의 깊고 진한 보이스에 실려 뭉클하게 와닿는다. 그는 "원키(One Key Fm) 고음으로 불러야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곡인데 요즘엔 당일 컨디션에 따라 키를 한단계 내려 부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무대에 올라가면 저를 못 알아보는 분들은 있어도 '연인'을 모르시는 분들은 거의 없는 듯해요. 이름보다 노래가 더 인기가 있다는 걸 저는 자랑으로 여깁니다. 이 노래를 듣고나선 '못 알아봐서 미안하기라도 한듯' 더 큰 박수로 환영해주시거든요."
한승기는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1986년 상경해 명동 쉘부르 무대에 진출하면서 가요계에 입문했다. 이후 '한때 그리고 갬'(90년)을 통해 정식 데뷔한다. 하지만 그는 이미 고교시절에 그룹 활동을 했고, 통기타 명소인 강릉 OB타운에서 솔로활동을 했다.
가요계는 70~80년대의 통기타, 90년대 이후론 발라드가 흐름을 주도했고, 최근 2~3년 사이엔 트로트 붐이 일고 있다. 한승기의 음악적 토대는 포크 록이다. 무대 위에서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음에도 자신의 뿌리만큼은 지켰다.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의 흥망성쇠는 그에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그는 "초창기 미사리는 라이브 가수들에게 낭만과 추억이 깃든 곳"이라면서 "뒤늦게 합류한 인기가수들의 개런티가 폭등하고 상업성으로 물들면서 결국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음악적으로 자유분방함을 추구하고 있다. '연인' 히트 이후 가요기획사들의 전횡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던 그는 2004년 '동해의 꿈'을 발표하면서 변화를 줬다. 그는 "부르고 싶은 노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어 이때부터 모든 음반을 직접 제작해왔다"고 말했다.
한승기는 이별의 아픔과 인생의 애환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가수로 인정받는 가수다. '내사랑 통영' '연인' '동해의 꿈' '불어라 바람아' 등 그가 부른 노래는 모두 음악적 깊이가 남다른 감성 발라드 곡이다. 2010년 발표한 4집 '불어라 바람'은 유튜브에서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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