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대표 그룹 컴백 기대감 유지될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민MC' 유재석의 이적 등 1년 넘게 탈피하지 못한 영업손실 악재를 겪던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가 이달 들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 시장에서 연일 강세를 보이며 때 아닌 급등주로 떠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FNC(코스닥 상장명 에프엔씨엔터)는 이날 종가 기준 주당 9100원에 거래되며 최근 1년 새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 만에 65%가 널뛰었으며, 전일 대비로도 무려 17.88%(1380원) 상승하는 등 그 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3개월 지표만 봐도 단 한번도 7000원 선을 넘은 적이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FNC는 2006년 가수 한성호 대표(현 대표이사 회장)가 설립한 기획사로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 등 국내 정상급 인기 그룹을 대거 배출한 엔터테인먼트업체다. 국내는 물론 일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면서 2016년 최고 3만2250원까지 거래된 우량주로 각광받았다.
이에 FNC는 2017년 SM JYP YG와 함께 엔터주 '빅4' 시대를 열었던 적도 있다. 드라마 '슬깜생' '밥누나' 'D.P'의 주연 정해인을 비롯한 배우 매니지먼트 사업, '뭉쳐야 찬다' '1호가 될 수 없어' 등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한 콘텐츠 제작 사업, 'FLO'로 대표되는 음원 유통 사업 등 확장한 사세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성장세는 6년 간 몸담았던 유재석의 소속사라는 후광도 작용하는 듯했다.
그러나 업계에서 바라본 FNC의 전성기는 그리 오래 가지 못한 편에 속한다. 3만 원을 가뿐히 넘겼던 주가는 지난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3500원 대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아직 흑자전환을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해 3월에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25%를 기록하며 경영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도 활발하지 못했다. 대표 그룹이던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의 일부 멤버 군입대 및 사건 사고, AOA 일부 멤버들의 연이은 팀 탈퇴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근간이던 엔터테인먼트 매니지먼트 분야에 문제가 생긴게 아니냐는 우려도 곳곳에서 쏟아졌다. 후속 아이돌 그룹 SF9과 체리블렛의 활약으로 가요계 내 FNC 존재감은 유지하고 있지만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최근 FNC의 상승세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우선 이달 들어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주요 엔터주의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엔터주는 올 여름 중국 한한령에 대한 위기감이 선반영되며 하락세를 보였으나, 최근 한 달 가량은 10월부터 예고된 '위드 코로나' 일환으로 주요 아티스트들의 오프라인 공연 및 연말 콘서트 재개 계획 등이 스멀스멀 나오면서 꽤 괜찮은 흐름에 편승했다.
최근 한 달 새 주요 엔터테인먼트업체의 주가 상승률을 보면 FNC가 22%로 가장 많은 상승 폭을 보였다. SM(20%), JYP와 YG(5%), 하이브(0.4%) 등이 모두 이 기간 역주행을 하지 않았다. 각 사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FNC가 보여준 10월 흐름은 이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준이다.
키워드는 니쥬와 씨엔블루다. 먼저 씨엔블루는 FNC의 원체이기 때문에 11월 컴백을 앞두고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는 비교적 직관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니쥬는 경쟁사인 JYP의 걸그룹으로 뜬금 없는 소리로 비춰질 법하다.
왜 그럴까. 니쥬의 행보를 보면 힌트가 있다. 니쥬는 모든 멤버가 일본인으로 구성돼 현재 일본 시장에서만 활동하고 있지만, 마치 K팝을 보는 듯한 음악과 무대 구성으로 데뷔 6개월 만에 앨범 80만 장 판매고를 올리는 등 데뷔하자마자 일본에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바로 니쥬의 성공이 국내 다른 엔터사들에게 주는 암시가 있다. 실제로 FNC는 이달 5일 일본 지상파 NTV와 손잡고 일본에서 'Who is princess'라는 제목의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자회사 FNC재팬 소속 일본인 여자 연습생 15명 중 5명을 최종 선발해 일본 활동 걸그룹으로 데뷔시키는 형태의 포맷으로,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FNC판 니쥬' '제 2의 니쥬'로 불리고 있다. 즉 니쥬의 성공적인 행보가 다음 타자인 FNC에 대한 기대감으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엔터주의 성패는 아티스트의 성공적인 활동 여부로 풀이된다. 회사에 쏠린 증권가 기대감으로 씨엔블루의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다만 모든 멤버의 군 전역으로 3년 8개월 만에 완전체로 미니 앨범을 냈던 1년 전에도 전 세계 10개 지역에서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에 올라 건재함을 증명한 만큼, 이번 '본업 컴백'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제 2의 니쥬'를 찾는 일본 서바이벌 프로젝트도 지켜볼 일이다. 니쥬의 성공과 맞아 떨어진 초반 화제성이 방송 끝까지 이어지고 FNC재팬 연습생들이 시장 기대를 충족할 걸그룹으로 발전한다면 최근 주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물론 오름세가 가파르기 때문에 내림세도 유사할 수 있다. 단 7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지난 1년 간 넘보지 못했던 천장을 뚫어내며 기세는 탄 상황이다. 22일 예고된 주주총회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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