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 시 최소 5만석 돔구장 건립 필요
[더팩트|강일홍 기자] 일본의 도쿄돔은 JR 스이도바시(水道橋)역 동쪽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습니다. 1988년 개장한 일본 최초의 돔 경기장으로 5만 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경기장입니다. 인기 가수들의 대형 공연을 많이 진행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죠. BTS 빅뱅 등 한류스타들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과거 이승엽 선수가 소속팀일 때는 한국 야구 팬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평소엔 야구가 우선이지만 경기가 없는 날은 돔을 직접 견학할 수 있는데요.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 기념품점 등이 입점해 있어 당일 접수를 통해 불편함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눈치 채셨겠지만 돔구장의 매력은 다목적용이란 데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반구 모양의 천장으로 날씨에 따라 천장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전천후 개폐식 구장 덕분입니다. 당초 야구를 위해 지어졌지만 그 활용도는 대규모 라이브 공연으로 더 빛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공연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셈이죠.
◆ BTS 등 세계 호령, 한류 위상에 걸맞는 '100년 대계' 돔구장 건립 필수
일본에는 도쿄돔 외에도 오사카 교세라돔, 나고야돔, 후코오카 야후오쿠돔, 삿포로돔, 세이부돔이 있습니다. 모두 적게는 3만 명에서 많게는 10만 명까지 수용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고척돔을 연상하면 될 것 같은데요. 한류가수들이 대규모로 공연을 진행할 때는 주로 돔구장을 위주로 해서 4대 투어 또는 6대 돔 투어를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BTS도 일본 돔 투어를 했습니다. 일본은 이런 전천후 돔구장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이 전국 47개 도도부현에 고루 퍼져 있습니다. 관객 규모에 따라 다른데 주로 홀, 아레나, 돔, 스타디움 순으로 보시면 됩니다. 좋은 콘텐츠를 갖고도 공연장이 없어 대관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한테는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 경제적 효과에만 매몰돼 겉모양만 번드르한 내실없는 부동산 재개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재개발이 2023년 착공된다는 소식이 최근 주목을 받았습니다. 서울시의회가 사업시행자 우선협상자 선정 등 해당 안건을 본회의에 통과시키면서입니다. 그런데 눈여겨볼 대목이 있습니다. 재개발 시 염두에 둬야 할 신축 야구장의 형태인데요. 안타깝게도 경제적 효과에만 매몰돼 돔구장 건립에는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종합운동장역 바로 앞에 위치한 잠실야구장은 올림픽 주경기장 북서쪽(한강인접)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노후화된 체육시설을 재건축해 한강과 탄천을 바라보며 야구를 관람한 뒤 한강공원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인데요. 얼핏 장밋빛 청사진처럼 들립니다만 대중문화 문외한들의 구호일 뿐입니다.
BTS를 비롯한 한류가수들을 세계의 자랑거리로 내세우면서도 우리한테는 3만 5000석 고척돔이 유일합니다. 부러우면 진다는 말이 있습니만 일본과 비교하면 정말 낯뜨거울 정도입니다. 재개발은 단순 도심 기능 활성화에 그쳐선 안됩니다. 적어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중문화 강국이라면 '100년 대계'를 갖고 추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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