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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롯 전설'이 된 나의 인생곡⑧] '저하늘 별을 찾아' 유지나, "국악트로트 진수"

  • 연예 | 2021-03-11 05:00
유지나는 자신의 인생곡 ''저 하늘 별을 찾아'에 대해
유지나는 자신의 인생곡 ''저 하늘 별을 찾아'에 대해 "꺾어 넘어가는 국악 가성을 양념치듯 적절히 잘 구사해야 호소력 짙은 느낌과 맛을 살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나 제공, 더팩트 DB

트로트가 밝고 젊어졌다. 최근 몇 년 사이 방송가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다. 전통적으로 중장년층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트로트 팬층도 훨씬 넓고 깊고 다양해졌다. 덕분에 잊혔던 곡들이 리바이벌 돼 역주행 신화를 만들기도 한다. 누구나 무명시절은 있기 마련이고 터닝포인트도 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낸 레전드 가수들 역시 인생을 바꾼, 또는 족적을 남긴 자신만의 인생곡에 각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단 한 두 곡의 히트곡만을 낸 가수들이라면 더욱 애틋할 수밖에 없다. 가수 본인한테는 물론 가요계와 팬들이 인정하는 자타공인 트로트 인생곡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히트 비결, "IMF 힘든 시기 일반대중 공감대 이끌어내"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유지나는 민요풍의 구성진 목소리가 감칠맛을 더해주는 트로트 가수다. 주로 정통 트로트를 불렀기에 이미자, 주현미, 문희옥, 김용임 등 정통 트로트 계보를 잇는 가수로 인정받는다.

그가 부른 곡들은 대체로 국악과 민요풍이 많다. 판소리를 전공한 국악인 출신답게 살짝 갈라지는듯 뚜렷한 색깔의 고음 미성 보이스가 매력이다. 실제로 그는 중학교 때 국악원에서 국악을 처음 접하고, 국악계 고등학교와 대학 국악과를 졸업하면서 국악인으로 역량을 발휘했다.

1998년 '저 하늘 별을 찾아'로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뒤 잠시 활동을 접고 판소리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 2001년에 컴백 후 데뷔곡이자 훗날 인생곡으로 자리매김한 '저 하늘 별을 찾아'가 히트하고 2005년 국악과 트로트가 조화를 이룬 곡 '쓰리랑'이 터지면서 가요계의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히트곡이 되려면 노래가 가수와 궁합이 잘 맞아야 하고, 운도 함께 따라줘야 해요. 우연히 현숙 언니가 음반 녹음하는 날 녹음실에 따라갔다가 박성훈 작곡가를 만났어요. 제 노래 스타일을 테스트 해보더니 무릎을 탁 치시더라고요. 운과 궁합이 저랑 딱 들어맞은 노래가 바로 '저 하늘의 별을 찾아'였어요."

당시는 오랜 기간 국악 공부를 해온 유지나가 소리꾼의 가성(假聲)이 막 나오기 시작하던 무렵이다. 국악풍 정통 트로트에 자신감이 생긴데다 노래도 마침 IMF 직후 마음이 허전한 사람들의 심정을 건드리는 내용이었다. 치열한 삶의 경쟁에 내몰린 평범한 직장인들부터 대기업 회장까지 모두가 공감하는 노래로 부각됐다.

국악인 출신 대중 가수 유지나는 1983년 'KBS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심청가를 불러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다시 1987년 'MBC 노들가요제'에서 민요풍 노래 '소문났네'로 대상을 차지했다. /이동률 기자
국악인 출신 대중 가수 유지나는 1983년 'KBS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심청가를 불러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다시 1987년 'MBC 노들가요제'에서 민요풍 노래 '소문났네'로 대상을 차지했다. /이동률 기자

'오늘은 어느 곳에서 지친 몸을 쉬어나 볼까/ 갈 곳 없는 나그네의 또 하루가 가는구나/ 하늘을 이불 삼아 밤이슬을 베개 삼아/ 지친 몸을 달래면서 잠이드는 짚시인생/ 아침해가 뜰때까지 꿈속에서 별을 찾는다'(유지나의 '저 하늘 별을 찾아' 가사 중에서)

유지나는 인생곡 탄생의 비결에 대해 "국악이 묻어나는 정통 트로트를 의도적으로 짙게 배어나도록 신경을 썼다"면서 "운좋게 3박자가 딱 맞아떨어졌다"고 말했다. 아마추어들이라면 과연 어떻게 불러야 맛을 낼 수 있을까.

"이 곡은 막상 불러보시면 알겠지만 생각처럼 쉬운 노래는 아니에요. 우선 아랫배(단전)에 최대한 힘을 많이 주고 불러야 해요. 꺾어 넘어가는 국악 가성을 양념치듯 적절히 잘 구사해야 호소력 짙은 느낌과 맛을 살려낼 수 있어요."

유지나는 1983년 'KBS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심청가를 불러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다시 1987년 'MBC 노들가요제'에서 민요풍 노래 '소문났네'로 대상을 차지했다. 국악에 남다른 애착 때문에 대중가수로 변신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저 하늘 별을 찾아'를 통해 트로트 가수로 거듭난 뒤 '쓰리랑'(2005) '속깊은 여자'(2006) '고추'(2009) '미운사내'(2016)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주가를 올렸다. 특히 '미운 사내'는 이찬원이 '전국노래자랑'에서 불러 화제가 됐고, '트롯신이 떴다' '미스트롯2' '사랑의 콜센터' 등의 단골 레퍼토리로 등장하기도 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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