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한 공연계', 5월 콘서트 재개 기대
[더팩트|강일홍 기자] 2021년 신축년 소띠해가 밝았다. 매년 연초엔 새로움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안고 새해 설계를 하기 마련이지만, 올핸 그 분위기가 예년과 사뭇 다르다. 활짝 웃는 새해 덕담은커녕 불안과 불투명에 대한 답답함이 우울함을 더해주는 탓이다. 지인들과 주고받는 신년인사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버텨내자'는 각오를 다지는 쪽이 그나마 위로의 말로 와닿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먹구름은 과연 언제쯤에나 걷힐까. 코로나 3차유행에 따른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이후 대중문화계는 빈사상태에 빠져들었다. 거리두기는 지난해 12월 한 차례 연장에 이어 연초 집합금지를 강화한 두 번째 재연장으로 '호전 상황'을 기대한 마지막 희망도 무너졌다. 가장 큰 피해는 공연계다. 아예 '올스톱'이란 직격탄 때문이다.
"이제 솔직히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불확실성이 너무 커요. 지난해 2월 이후 그동안 수없이 포기를 하며 터득한 게 있다면, 막연하게라도 기대하지 말자는 겁니다.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고 계획했다가 매번 더 큰 손해를 보거든요. 가수들을 미리 섭외해 소속사에 선 계약금을 넣었다가 낭패를 본 게 한 두번이 아니에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빚만 쌓여가는 거지요."(공연기획자 서모씨)
◆ 1년간 억눌린 공연 축소 연기 반복, 억눌린 고통과 인내 '한계치' 직면
해가 바뀌면서 이런 우울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로 늘고, 특별방역 수칙이 한층 강화(다중이용시설 집합 금지 등 제한)되면서다. 장르별로 다변화돼 있는 공연계는 영세한 소규모 기획자들이 많다. 임금체불이 심한 곳이기도 하다. 적자를 각오하고 공연을 하거나, 이전 작품의 적자를 현재 작품으로 메꾸고, 현재 작품의 적자는 다음 작품에 얹는 방식이다.
더구나 최소한의 지원책도 없이 공연계가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그만큼 억눌린 고통과 인내가 더 큰 한계치에 직면한 상황이다. 설령 코로나 장벽이 해소가 되더라도 한동안 침체를 벗어나긴 힘들다. 콘서트의 경우 통상 소비자들의 소득이 증가해야 수요가 늘어나는 재화(Goods)이기 때문이다. 필수재가 아닌 관계로 일반 대중이 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당장 소비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 연초부터 강렬한 공연 분출 욕구, 5월엔 관객과 어우러지는 '대면콘서트'
지난해 공연계의 빅 콘텐츠는 다름아닌 '미스터 트롯'이었다. 수 차례 축소 및 연기를 번복하는 상황에서도 티켓 취소는커녕 관객들의 관람 욕구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는 나훈아의 '테스형' 열기와 맞물리며 연말 공연에 기대치를 한껏 부풀렸지만 결국 코로나의 벽을 넘지 못해 아픔을 달래야 했다. 최근 종편과 지상파가 방영 중인 트로트 오디션 역시 상반기 공연 갈증을 키우고 있다.
공연계는 연말을 기점으로 더 얼어붙었다. 당초 오프라인으로 계획했던 빅히트 레이블 콘서트(2021 NEW YEAR'S EVE LIVE)는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만 진행됐다. 백지영의 '백허그'(BAEK-HUG)를 비롯해 김나영, 거미, 솔지 역시 연말콘서트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소극장 연극은 물론 그동안 좌석 띄기 등 방역지침을 지키며 일부 진행돼온 뮤지컬 무대도 전면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공연에 대한 분출 욕구는 더 강렬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미뤄진 트로트 콘서트는 대중적 소구력이 가장 큰 장르가 됐다. 당장 퇴로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새로운 트로트 오디션프로그램 종영 직후인 3월이면 콘서트 욕구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가능한 '희망 보루'는 5월이다. 관객과 어우러지는 '대면 콘서트'의 절박한 새해 소망은 상반기 내 이뤄질 수 있을까.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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