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도 변화의 목소리도 최고조..유의미한 움직임 시급
[더팩트 | 정병근 기자] 2013년과 2015년 그리고 2018년 논란이 됐던 '사재기'가 지난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누구는 의심을 넘어 확신을 하고 있는데, 지목된 당사자들은 절대 아니란다. 그런 가운데 공신력을 잃은 음원차트가 이젠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먼저 움직였다. 윤동환 부회장은 지난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댓글실명제/실시간차트 폐지/실시간 검색어 폐지)조작과 불법, 살인자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게재했다. 청원 마감은 오는 4일이다.
윤동환 부회장은 <더팩트>에 "몇몇 업체가 해킹프로그램과 돈으로 조작된 문화를 만들고 있고 이대로 가면 K-POP은 몰락할 것"이라며 "올바른 평가와 인정을 받는 시작이 되기 위해서는 자정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확실한 규제도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그가 이처럼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현 가요계 상황이 동료에게 축하 대신 의심의 시선을 보낼 정도로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나온 '사재기' 의혹은 실명까지 거론되면서 이전에 비해 파장이 컸다. 박경은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고 적었다. 의심 수준이 아닌 확신이었다.
지목된 가수들 측은 "사실무근"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문제는 '누가 사재기를 했는가'를 논하기 앞서 '사재기가 존재한다'는 증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것. 업계 한복판 있는 이들의 생생한 증언이라 가볍게 지나칠 수 없고 대중의 의심도 깊어졌다.
명확한 결론 없이 의혹과 부인 그리고 강경대응의 도돌이표고, 반복될수록 '의심 대상자'는 더 많아졌다. 지나친 의심과 의혹은 가수들의 노력까지 한순간에 매장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음원차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많은 이들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다.
음원차트가 '사재기에 휘둘릴 수 있다'는 가벼움에서 벗어나 공신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그들 스스로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한 가요 관계자는 "2018년 사재기 논란이 일었을 때 멜론이 새벽 시간대(01:00~07:00) 실시간 차트를 없앴다. 당시 그것만으로 실효성이 있겠냐는 말들이 많았는데 역시나 이후에도 사재기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업계에서는 실시간 차트가 큰 문제라고 보고 있는 만큼 사업자들이 외면하지 말고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카카오M이 다음 실시간 검색어 폐지를 결정했는데 멜론 실시간 차트라고 못 없앨 것도 없지 않냐. 그게 사재기 의혹을 뿌리뽑을 첫발이다"고 말했다.
카카오M은 포털사이트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를 내년 2월 중 폐지한다고 최근 밝혔다. 네이버는 아직까지 요지부동이지만 다음의 이 같은 결정은 유의미한 일이다. 이러한 움직임이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에까지 옮겨가길 업계 종사자들은 바라고 있다.
논란도 변화의 목소리도 최고조에 이르렀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움직임은 없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경이 언급한 가수 6인 측이 제기한 고소건은 아직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음원 차트의 변화가 시급하지만 해당 사업자들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개최된 엠넷 '2019 MAMA'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부정적인 방법보다 정직한 방법으로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게 어떨까. 모두 좋은 음악을 하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런 시대를 맞기 위해서는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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