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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희 평양 방문①] "두번 다시 북한 무대는 없는 줄 알았다"

  • 연예 | 2018-04-05 11:25
가수 최진희는
가수 최진희는 "공연 직후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는 답례를 받았다"면서 "그래서 이번 방북 무대는 저에게 더 특별하고 각별한 무대였다"고 말했다. /소풍엔터테인먼트 제공

최진희, "짜릿한 순간, 두 곡 밖에 못 불러 너무 아쉬워"

[더팩트|강일홍 기자] 남북한 화합의 물꼬가 다시 뚫렸다. 가교는 음악이었다. 2005년 조용필의 평양단독공연을 끝으로 중단됐다가 13년 만에 재개된 남한 예술단 평양무대는 봄이 오는 한반도의 길목에서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찬사가 쏟아졌고 감동이 물결쳤다.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봄이 온다'는 타이틀로 평양 공연에 나선 조용필, 최진희, 이선희, 백지영, 서현, 알리, 정인, 레드벨벳, 윤도현밴드 등 한국 가요계를 상징하는 가수들 가운데 최진희는 북측이 요청한 '뒤늦은 후회'를 부른 뒤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그 노래 불러(줘)서 고맙다'는 답례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대한민국 가수로는 가장 많은 평양방문공연을 통해 그는 과연 어떤 강렬한 느낌을 가슴에 품고 왔을까. <더팩트>는 3박 5일간의 두 차례 평양 공연을 마치고 4일 새벽 서울로 돌아온 최진희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총 3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 주>


"환갑 넘어 또 한번 가수로서 짜릿한 경험 맛봤어요". 가수 최진희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창 밖에 내리는 빗물 소리에 마음이 외로워져요/ 지금 내 곁에는 아무도 아무도 없으니까요/ 거리에 스치는 바람 소리에 슬픔이 밀려와요/ 눈물이 흐를 것만 같아서 살며서 눈 감았지요/ 계절은 소리 없이 가구요 사랑도 떠나갔어요/ 외로운 나에겐 아무것도 남은 게 없구요/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계절은 소리 없이 가구요 사랑도 떠나갔어요/ 외로운 나에겐 아무것도 남은 게 없구요/ 순간에 잊혀져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

이번 평양 공연에서 최진희의 목소리로 두 차례 울려퍼진 '뒤늦은 후회'는 85년 현이와 덕이가 재결합해 발매한 정규 2집 '나 좋아해 나너좋아해' 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둘은 친남매 아티스트로 1980년대를 풍미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아마도 많은 분들께서 제가 부른 '뒤늦은 후회'란 노래에 가장 관심을 가졌을 법한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무대에 서기 전까지 왜 내 노래도 아닌 '뒤늦은 후회'를 불러야 하는지 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무대 직후 김정은 위원장이 악수하면서 제게 한 말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합니다. '그 노래 불러서 고맙습니다'. 그제서야 이 노래를 왜 제가 불렀는지, 어떤 의미가 깃든 노래였는지를 알겠더라고요."

최진희는 이번 평양방문 남측 예술단 공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선곡한 것으로 알려진 '뒤늦은 후회'와 함께 자신의 히트곡 '사랑의 미로' 등 두 곡을 불렀다. 두 곡 모두 김정일의 애창곡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최진희에게 직접 악수를 청하면서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답례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부곡(思父曲) 비하인드와 함께 또 한 번 화제가 됐다.

최진희는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 서현, 알리, 정인, 레드벨벳, 윤도현밴드 등 한국 가요계를 상징하는 가수들과 함께 3박5일간 북한 공연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최진희는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 서현, 알리, 정인, 레드벨벳, 윤도현밴드 등 한국 가요계를 상징하는 가수들과 함께 3박5일간 북한 공연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네 번째 평양공연은 너무 감격스러웠죠. 처음이 아닌 데도 너무 설렜어요. 세번째 공연 이후 오랜 시간 단절돼 두번 다시 북한에서 노래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개인적으로는 너무 행복하고 기뻤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노래한다는 건 그 자체로 영광입니다. 환갑이 넘어 또 한번 가수로서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 셈이죠. 서두가 좀 길었나요? 그 소감은 말로, 필설로 다 할 수가 없는듯 해요."

최진희는 서울 도착 후에도 좀처럼 공연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공연 현장에서 인터뷰하는 것처럼 아련한 표정을 지었으며 감정을 표출했다.

"가장 아쉬웠던거요? 당연히 있죠, 너무 아쉽고 서운해요. 무대가 한정되다 보니 제 노래 '사랑의 미로'와 김정은 위원장이 선곡했다는 '뒤늦은 후회' 이 두 곡밖에 못했잖아요. '사랑의 미로' 못지않게 북한에서 인기가 있다는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를 포함해 부르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았는데 정말 아쉬워요."

최진희는 이번 공연에 참가한 11팀의 남측 가수 중 북한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한 가수다. 1999년과 2002년, 2005년에 이어 이번이 4번째 방북 공연이다. 2000년대 남북가수들의 합동으로 펼쳐진 사할린 공연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그만큼 북한 사회에서도 유명한 남측 가수로 불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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