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 성추문 논란 이후 '호랑이보다'로 복귀
[더팩트ㅣ건대=지예은 기자] "제가 처했던 상황이 연기에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감독 이광국)으로 복귀한 배우 이진욱(37)이 이번 작품이 남다른 이유를 밝혔다. 2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호랑이보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이진욱을 비롯해 배우 서현우와 연출을 맡은 이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진욱 함께 주연을 맡은 배우 고현정(47)은 지난 2월 논란이 된 SBS 드라마 '리턴' 하차 부담으로 이번 행사에 불참했다.
이진욱에게 이번 영화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작품 중 하나다. 그는 2016년 7월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가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재판을 겪으며 그동안 연기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진욱은 자숙의 시간을 보낸 후 '호랑이보다'를 시작으로 스크린 복귀를 결심했다. 이미 지난 1월 '리턴'을 통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냈지만, 촬영 순으로 보면 이번 영화가 논란 이후 첫 복귀작인 셈이다.
영화 '시간 이탈자'(2016) 이후 이진욱은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호랑이보다' 속에서 이진욱은 불현듯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인물 '경유'로 열연했다. 극 중 경유는 갈 곳이 없어 친구 집에 얹혀 지내고 한꺼번에 찾아온 잇단 불행에 쓸쓸함과 허탈감을 느낀다. 대리운전기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가 태우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진상이고, 우연히 재회한 옛 여자친구 유정(고현정 분)에 옛 감정을 느끼지만, 유정의 본심을 알고 다시 한번 좌절한다.
이진욱은 그런 경유의 모습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 완벽히 연기했다. 이날 시사회에서 취재진은 이진욱이 경유의 그런 감정을 소화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여러 가지 부분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이진욱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영화 결정할) 당시 개인적으로 일(성추문 논란)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며 "인생을 살면서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는 그 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을 경유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호랑이보다'에 노개런티로 참여한 이진욱은 이번 작품을 통한 재개를 꿈꾸고 있다. 이진욱은 "'호랑이보다'가 절대로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작품 속에서) 경유가 다시 펜을 들지 않나. 부활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도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이 부활의 단초가 되는 작품이 될 것 같다”며 당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진욱은 "영화를 결정할 당시 개인적인 일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된 부분이 있다. 인생을 살면서 곤경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얌전히 극복하는 게 답이라고 하더라.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의 경유도 곤경 속에서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라는 걸 깨달았다. 경유를 통해 많은 걸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절대로 잊지 못할 작품이 됐다. 과거 내 논란과 극복할 수 있게 된 단초가 된 것 같다"고 지난날 논란에 대해 심경을 털어놨다.
한편 '호랑이보다'는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하던 어느 겨울날 영문도 모르고 갑작스레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남자 경유(이진욱 분)와 그리고 그런 남자 앞에 불현듯 나타난 소설가 유정(고현정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멜로 영화다. 해당 영화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공식 초청에 이어 제47회 로테르담영화제, 제24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경쟁 섹션, 제36회 뮌헨국제영화제 등에 소개됐다. 국내외 평단의 애정과 지지를 받고 있는 '호랑이보다'는 1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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