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권석 PD, '무한도전' 종영 선언
[더팩트|권혁기 기자] 무한히 계속될 것 같았던 국민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이 12년여 만에 종영된다. MBC 측은 7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태호 PD가 연출하는 '무한도전'이 31일 종영된다"고 밝혔다. 그는 "31일 방송 후 진행될 새 판을 고민 중이다"며 "무한도전 종영 후 새 프로드램에 기존 멤버들이 참가할지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05년 4월 23일 처음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던 '무한도전'은 '토요일'의 한 코너로 시작해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거듭났다. 유능한 PD들의 지휘 속에 유재석 등 멤버들이 똘똘 뭉치며 게스트들과 유쾌한 이야기를 그려나갔다. 2018년 3월 31일 종영하면, 4725일 만에 시청자들과 끝인사를 하게 된다.
12년 이상 동안 국민들을 웃기고 울렸던 지상파 대표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역사를 <더팩트>가 짚어 봤다.
◆ 국내 최초 '리얼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은 국내 최초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한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이 진짜로 몸을 내던지며 시청자들에게 '리얼 스토리'를 전달했다. 장수 비결은 '획기적인 포맷'과 기획력이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예능 프로그램 밑그림과 각색 등이 '무한도전'에 신선함을 불어넣었고, 유재석을 비롯한 출연진은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펼쳐나가며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2000년대 초반 SBS '야심만만', MBC '놀러와' 등 스튜디오 토크쇼와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SBS '리얼로망스 연애편지', KBS2 '좋은 사람 소개시켜줘' 등 연예쇼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던 때에도 '무한도전'은 리얼 버라이어티로 승승장구 했다.
MBC의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작된 '무한도전'은 본래 MBC 토요일 예능 프로그램 '토요일'의 코너 중 하나였다.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2005년 4월 23일 첫 방송됐다. 시청자가 낸 특이한 대결을 소재로 출연자들이 도전을 한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었다. 촬영 대부분은 야외에서 진행됐다. 배우 차승원, 테니스 선수 마리아 샤라포바 등이 게스트로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무(모)한 도전' 1기 방송은 그 해 10월 22일까지 진행됐다. 이후 '강력추천 토요일-무리한 도전'이란 제목으로 2기 출발을 알렸고, '토요일-무모한 도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편성되어 2006년 4월 29일까지 진행됐다.
◆ 진정한 '무한도전' 시작, 기회와 위기
지금의 '무한도전'의 확실한 그림을 그린 것은 2006년 5월 6일 방송부터다. 2기 연출자였던 김태호 PD가 지금까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강력추천 토요일'에서 독립한 '무한도전'은 웃음을 넘어 감동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했다. 패션쇼를 개최하거나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Love Actually) OST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를 녹음해 음원 발표로 낸 수익을 불우이웃 돕기에 보태기도 했다. 대체 에너지 특집, 가요제 특집, 봅슬레이 특집, 조정 특집 등 다양한 '장기 프로젝트'도 시도해 호평을 받았다. 특히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을 수상한 광복절 특집 '배달의 무도'는 일본 하시마 섬의 진실을 공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내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우뚝 선 뒤 무한도전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했다. 호평이 많은 만큼 비판도 거셌다. 특히 '독특한 자막'은 국내 예능 프로그램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으나 '무리수'로 비치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센스 넘치는 자막으로 자신의 생각까지 프로그램 속에 녹이면서 현재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비속어와 인터넷 용어를 여과없이 사용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권고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무한도전'은 2000년 중반부터 기록적인 시청률을 보이면서도 달력 표절, 출연자 관리 소홀 등의 논란을 일으키며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 치열하게 생존했다.
◆ '굿바이' 무한도전
'무한도전'의 종영을 공식화한 인물은 다름 아닌 권석 MBC 예능 본부장이다. 권석 본부장은 '무한도전' 1기 격인 '무(모)한 도전'의 연출자다. '무한도전'을 만든 사람이 결국 가장 먼저 프로그램의 끝을 알렸다. 권석 본부장은 7일 오후 상암 MBC에서 열린 '전지적 참견 시점' 제작발표회 직후 기자들에게 "'무한도전'이 새 판을 짜는 게 맞다. 31일이 마지막 방송"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무한도전'은 끝나지만 MBC는 최행호 PD 체제로 새 판을 준비 중이다. 김태호 PD가 박수칠 때 떠나는 결정을 내렸지만, 현재 출연진과 프로그램 성격 등은 유지될 가능성을 열어뒀다.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처럼 연출자와 출연진이 바뀌더라도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거나 살짝 바꿔서 내용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었다.
팬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하지만 '굿바이'를 외친다. 그 이유는 국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최고의 자리에서 쉼표를 찍고 더 나은 작품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려 4725일 만에 종영을 알리게 된 '무한도전'. 전혀 무모하지 않았던 '무한도전'이었기에 아쉬움 이상의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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