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하늘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공황장애 판정"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연극 연출가 이윤택(66)에게 성추행 혹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고발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벌써 세 번째다. 이윤택 연출가 성추문으로 해체에 이른 연희단거리패에서 활동한 바 있는 배우 김지현이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낙태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김지현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자 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했고, 저도 함께였다.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5년 임신한 사실을 털어놓으며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드렸고 조용히 낙태했다"면서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200만 원과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고, 사건이 잊힐 때쯤부터 또다시 성폭행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김지현은 사건 후 공황장애 판정을 받은 사실도 고백했다. 그는 "언젠가부터 하늘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무대 위에서 관객 앞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전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며 조용히 그곳을 나왔다. 집에 돌아왔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했고,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았다. 지금도 치료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극단 나비꿈 이승비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국립극장 객원 단원 시절 당시 국립극단 예술감독이던 이윤택 연출가에게 당한 성추행을 폭로했다. 그는 "낮 연습 도중 저보고 따로 남으라고 했고 이유는 발성 연습을 조금만 하자는 것이었다"며 "대사를 치게 하면서 온몸을 만졌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제 몸은 굳어져 가고 수치스러움에 몸이 벌벌 떨렸다. 결국 제 사타구니로 손을 쑥 집어넣고 만지기 시작, 전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밀쳐내고 도망쳐 나왔다"고 전달했다.
이윤택 연출가에게 입은 피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이는 극단 미인 김수희 대표다. 김 대표는 14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긴 글을 게재하며 10년 전 지방 공연에서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여자단원들에게 안마를 시켰고, 자신도 여관방으로 호출했다고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첫 폭로를 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안 갈 수 없었다.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고 밝혔으며 '더는 못하겠다'고 말한 뒤 방을 나왔다고 당시를 되짚었다.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으나 "성관계를 한 것은 맞지만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성폭행 사실은 부인했다. 그는 성추문으로 한국극작가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서울연극협회 등에서 제명됐으며 연희단거리패는 해체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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