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해외 팬들, '베르테르 효과'에 영향?
[더팩트|권혁기 기자]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1774년 발표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주인공 베르테르는 여인 샤를로테를 사랑했지만, 이미 약혼자가 있던 그녀는 베르테르의 사랑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샤를로테에게 82통의 편지를 쓸 정도로 사랑의 열병에 휩싸였던 베르테르는 가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다 샤를로테의 남편 알베르트에게 총을 빌려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소설 발표 이후 당시 많은 유럽 청년들이 책에 묘사된 베르테르의 옷차림을 따라하기 시작했고 그의 죽음을 모방한 자살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착안해 1974년 사회학자 데이비드 필립스는 유명인이 자살하고 나서 그것을 모방한 자살이 확산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명명했습니다.
글로벌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종현(본명 김종현)이 세상을 등진 다음날인 지난 1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검색어에 종현과 관련된 단어들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종현 유서' '종현 빈소' '디어클라우드 나인' '종현 조문' '김현철 정신과의사' '디어클라우드' '이하이 한숨' '태연'이 검색어로 올랐으며 '베르테르 효과'도 상위에 랭크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베르테르 효과의 일례로는 홍콩배우 고(故) 장국영을 들 수 있습니다. 그가 죽고난 뒤 하루에 약 6명의 팬들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국내에서는 고 최진실이 사망한 2008년 10월 이후 그녀가 선택한 방법을 따라한 죽음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필자는 종현과 관련된 기사에 '자살'이라는 단어를 쓰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습니다. 그가 어떻게 하늘나라로 갔는지도 묘사하지 않았죠. 중앙자살예방센터도 각 언론사에 보도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제목에 '자살'이라는 단어를 피할 것과 선정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말이죠. 종현의 죽음으로 인한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한 것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보도된 내용이 없지만 한 인도네시아 여성 팬이 "종현 오빠 따라갈거야"라며 자살을 시도했고,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는 소식입니다.
국내 언론사들도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자살이라는 단어를 되도록이면 자제하고 있죠. '파파게노 효과'라고도 하는데, 자살에 대한 상세한 보도가 오히려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핀란드에서는 언론이 아예 자살이란 단어나 이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쓰지 않습니다. 그냥 '사망했다' 또는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쓰는 거죠.
아무튼 어떤 이유로든 스스로 생을 포기하는 건 탈출구가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죽음에 영향을 받은 팬들이 스스로 삶을 끝내는 모습은 종현이 원하는 게 아닐 것입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