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강일홍 기자] 나훈아 컴백은 올 연예가 최대 이슈 중 하나로 꼽힌다. 나훈아는 지난 11월 3일 오후 7시 서울공연(서울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특설무대)을 통해 긴 공백을 깨고 대중 앞에 섰다.
'2017 드림콘서트 나훈아'는 서울에 이어 지난달 26일 부산 공연을 성황리에 끝냈고, 오는 15일 대구공연(17일까지 3일간 엑스코 컨벤션)을 남겨놓고 있다. 이번 컴백공연은 지난 2006년 데뷔 40주년 공연 이후 11년만이다.
컴백무대를 통해 나훈아는 10여분 만에 전국 3만여석 티켓이 동날만큼 뜨거운 이유를 무대로 확인시켰다. 10여년의 공백기를 가졌음에도 '세월의 무게'를 단번에 날리는 박진감 넘치는 무대를 펼치며 최상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열기와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배경은 뭘까. 여기엔 평소 완벽을 추구하는 나훈아 스타일 덕분이다. 나훈아는 평소 "꿈이 없는 공연은 (돈을 억만금을 준대도) 하지 않는다"고 공언할 만큼 최상의 컨디션과 자신감이 있을 때만 공연을 해왔다.
그가 가진 긴 공백은 팬과의 거리가 멀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스타에 대한 신비감을 더해 나훈아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대화시키는데 한몫을 했다. 가요계에서는 흔히 '나훈아 공연에만 없는 3가지'를 꼽기도 한다. <더팩트>가 나훈아 공연의 특징이기도 '가황 三無'(3무)를 분석했다.
#1=초대권 없는 공연, "티켓이 없으면 누구도 못들어온다"
나훈아 콘서트에는 초대권이 없다. 초대권은 공연자 측에서 특별히 따로 부르고 싶은 고객에 한해 무료티켓을 만들어 배포하는걸 말하고, 연극 뮤지컬이나 콘서트에 흔히 등장하곤 한다.
무료초대가 아닌 유료라도 보통은 소속사나 스태프 재량으로 별도 구입이 가능한 예비 티켓이 따로 있다. 발매 몇 분 만에 동이 나도 꼭 초대해야할 VIP를 위해 뒤늦게 티켓을 따로 구입하는 통로를 열어놓는다.
하지만 나훈아는 초대권을 아예 발권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유료티켓도 예매사이트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아무리 가까운 지인이라도 직접 티케팅을 하지 않으면 예외없이 공연장에 입장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 중 하나가 유력 대기업 회장의 사적 모임 초대를 거절한 사건이다.
"나는 대중 예술가다. 따라서 내 공연을 보기 위해 표를 산 사람 앞에서만 공연을 한다. 내 공연을 보고 싶으면 당장 표를 끊어라."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거마비를 제의해도 정식 무대가 아니면 서지 않는다는 자존심은 곧 "누구라도 내 공연을 보고 싶은 사람은 티켓을 구입하라"는 원칙과도 일맥상통한다.
#2=게스트 없는 공연, '공연 진행 MC 없고, 초대가수도 無'
나훈아의 공연에는 게스트가 없다. MC도 없고 초대가수도 없다. 통상적인 콘서트 무대에는 예외없이 초대가수 또는 MC가 등장한다.
무엇보다 2시간 남짓 펼치는 긴 무대를 혼자 이끌어가기 벅차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수들은 품앗이 형식으로 이를 활용하고 덕분에 딱히 별도 개런티를 주지 않고도 자신의 콘서트에 초대가 가능하다.
특히 진행자는 필수다. 이미자 공연에는 수년간 '가요무대' 김동건 아나운서가 맡았고, 현재는 이택림이 MC를 맡고 있다. 남진 콘서트에도 엄용수 등 예외없이 별도의 MC가 따라붙는다.
하지만 나훈아의 콘서트는 혼자 다 부르기도 부족할만큼 촘촘하게 시간이 안배돼 게스트를 부를 틈도 없다. 각종 위트와 유머를 섞어 막간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는 진행도 명 MC를 능가한다.
나훈아 공연의 매력은 다름아닌 희소성과 카리스마다. 또 늘 그랬듯이 그가 직접 기획하고 연출한다. 신비주의를 통한 최상의 공연 카리스마는 철저히 계산된 사전 각본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11년만에 돌아와 첫 무대를 가진 지난 11월3일 서울올림픽홀 공연에서 나훈아는 모두 26곡을 불렀다. 사전에 철저히 계산된 연출 덕분이긴 하겠지만, 객석에서 관객으로 직접 체험한 필자의 경우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아 실제로 게스트의 필요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3=현장 티켓판매 없는 빈좌석 제로 공연, 보도자료 無
나훈아는 컴백공연을 두달 앞둔 지난 9월5일 서울 부산 대구 3만여석을 전용 예매사이트인 나훈아티켓(공식예매 대행사는 예스24)을 통해 발매했다. 이 티켓은 발매 10여분만에 완판됐다.
서울올림픽홀의 경우 6개의 장애인객석도 휠체어를 탄 관객들을 일일이 확인해 판매했다. 장애인석을 포함해 3300여석이 꽉 채워진 빈좌석 제로 공연이었다.
서울공연 3일간, 올림픽홀 외부에 위치한 현장 판매부스는 3일 내내 불이 꺼져있었다. 보통은 당일 환불 취소 표가 나오면 현장에서 재판매하지만, 최소 두 세배 가격의 암표로 거래된 탓인지 주관사 측으로 되돌아온 표는 없었다.
나훈아 콘서트의 또 하나 특징 중 하나는 공연취재를 위한 별도 촬영기회를 주지않는다는 점이다. 필자를 포함해 일부 취재진은 결국 직접 티케팅을 해 공연후기를 썼다.
세계적인 스타가수들의 내한 공연 때에도 취재진(보도)을 위한 촬영 시간을 내줬지만 나훈아 공연만큼은 예외다. 90년대 두 차례 내한공연을 가진 마이클 잭슨도 취재진을 위해 잠시 촬영을 허락했다.
한편 나훈아는 오는 15일부터 3일간 펼쳐질 대구공연을 끝으로 일단 11년만의 컴백공연을 모두 마무리한다. 티켓대란이 벌어지는 등 팬들의 아쉬움이 컸던만큼 내년에는 전국 10여곳 이상 공연 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공연계 안팎에서는 올해 서울 부산 대구 등 3곳(총 9회) 공연에 45억 매출을 기록한 나훈아콘서트는 향후 해외공연까지 이어질 경우 티켓규모는 연간 150억~200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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