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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프리즘] '전체관람가' 유인영x김설진, 이명세 감독의 열정에 응답하다

  • 연예 | 2017-11-27 11:18
이명세 감독이 10년 만에 단편영화 '그대 없이는 못 살아'로 대중과 소통했다. 이명세 감독은 지난 2007년 'M'이후 '스파이'의 메가폰을 잡았다가 중도에 내려 놓은 바 있다. /JTBC 제공
이명세 감독이 10년 만에 단편영화 '그대 없이는 못 살아'로 대중과 소통했다. 이명세 감독은 지난 2007년 'M'이후 '스파이'의 메가폰을 잡았다가 중도에 내려 놓은 바 있다. /JTBC 제공

[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국내외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할리우드 워쇼스키 자매(형제에서 성전환 수술)가 자신들의 대표작인 '매트릭스3'에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한 장면인 안성기와 박중훈의 빗 속 격투신(scene)을 오마쥬했을 정도였다.

이명세 감독은 세련된 영상을 추구하는 감독이었다. 그러나 그는 대표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후 지난 2007년 영화 'M'을 끝으로 이렇다할 작품이 없었다. 아니 없었다기 보다는 중도에 하차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2013년 개봉된 설경구, 문소리, 다니엘 헤니 주연의 '스파이'는 이승준 감독이 엔딩크래딧에 이름을 올렸지만 사실 이명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시작된 영화였다. 애초 '미스터K'라는 이름이었던 '스파이'는 80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형 스파이물로 조명을 받았다. 태국 로케이션부터 헬기까지 동원된 화려한 영화였다. 하지만 공감받지 못한 유머, 할리우드 영화 '트루 라이즈'를 그대로 답습한 스토리 등 호평보다는 혹평에 더욱 힘이 실렸다. 추석 대목 개봉에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어 343만 5800여명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후문으로는 당시 이명세 감독은 태국 첫 촬영에서, 탈고와 퇴고를 수차례 거친 시나리오대로 연출을 하지 않았고 이에 제작사 JK필름과 충돌했다. 다만 후배이자 JK필름 대표인 윤제균 감독의 입장보다는 투자배급사 CJ의 입김이 더욱 크게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문제는 영화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화는 감독의 예술작품'이라는 입장과, 80억 원이라는 거금을 투자받은 상황에서 '투자금의 무게를 무시한 처사'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물론 감독이 시나리오 대로만 찍기란 어렵지만 시나리오와 완전히 다른 영화를 찍는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이명세 감독은 'M' 이후 차기작이 없는 영화감독이 됐다.

배우 유인영은 이명세 감독을 만나 생애 처음으로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넘어지는 아픔도 연기로 승화, 이명세 감독의 열정에 응답했다. /JTBC 제공
배우 유인영은 이명세 감독을 만나 생애 처음으로 액션 연기를 소화했다. 넘어지는 아픔도 연기로 승화, 이명세 감독의 열정에 응답했다. /JTBC 제공

그런 그에게 JTBC '전체관람가'는 또다른 기회로 보여진다. '전체관람가'는 대중에게 영향력이 큰 영화와 방송, 두 매체를 퉁해 즐거움과 위로를 얻고 있는 현대인들을 위해 외도를 작심한 영화감독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예능인이 함께 단편영화를 만드는 예능프로그램이다.

26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 '전체관람가'에서는 이명세 감독의 10년 만의 차기작 단편 '그대 없이는 못 살아' 본편과 촬영기가 전파를 탔다. '그대 없이는 못 살아'에는 유인영과 김설진이 주연으로 출연했다.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 '그대 없이는 못 살아'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데이트폭력이 소재다.

이명세 감독은 제목에 대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모두 공교롭게 여덟 글자 제목의 영화들이 흥행이 잘 된 전적이 있어서 짓게 됐다"며 오랜만의 작품 활동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인영은 '그대 없이는 못 살아'에서 김설진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설진은 한예종 출신 현대 무용가로 이번이 첫 영화였다. /JTBC 제공
유인영은 '그대 없이는 못 살아'에서 김설진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김설진은 한예종 출신 현대 무용가로 이번이 첫 영화였다. /JTBC 제공

이명세 감독은 영화 촬영장 소품들을 본인이 직접 챙겼으며 조명들이 켜지는 타이밍까지 체크했다. '전체관람가' 스튜디오에서 이명세 감독의 촬영기를 지켜보던 후배 감독들은 "우리보다 더 열정적이시다" "제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 감독님의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인영은 난생 처음 액션 연기에 도전하며 쉬지 않고 뛰었다. 심지어 계단에서 크게 넘어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지만 아픈 기색 없이 곧바로 일어나 연기를 이어갔다. 김설진은 이명세 감독에 대해 "평소 존경했다. 함께하게 돼 영광"이라며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말했다.

유인영과 김설진의 열연에 이명세 감독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됐다. 한때 '대한민국 최고 미장센'이라는 호평을 받았던 이명세 감독이 이번 '전체관람가'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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