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권혁기 기자] 통산 누적 관객수 1억명 돌파, 2013년 '변호인' '관상' '설국열차' 세 편의 영화로 한 해에 2986만명을 모집한 배우 송강호(50)가 '괴물' '변호인'에 이어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제작 더 램프)까지 1000만 관객을 끌어모으며 첫 트리플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배우 오달수가 송강호보다 먼저 누적 관객수 1억명을 돌파했고, '국제시장' '베테랑' '도둑들' '7번방의 선물' '암살' '변호인' '괴물'(목소리 연기) 등 다수의 천만영화를 보유하고 있지만 다작 조연이라는 점에서 보면 '주연작 주연배우' 트리플천만 배우는 송강호가 유일하다.
지난 2일 개봉된 '택시운전사'는 20일 11시 현재 누적 관객 1000만명(19일까지 공식기록 996만명)을 무난히 돌파했다. 개봉 19일 만에 이룩한 기록이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 송강호, 그의 27년 연기인생을 정리했다.
◇ 극단 연우무대로 연기 시작…'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초록물고기', 그리고 '넘버3'
송강호는 중학교 시절부터 배우의 꿈을 키웠다. 현 부산 강서구 가락동, 구 김해군 가락면에서 태어난 송강호는 군 전역 이후 부산 지역 극단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1990년 극단 연우무대가 지방에서 전교조 문제를 다룬 작품 '최선생'을 공연했는데 이때 송강호는 단역으로 출연했다. 이후 연출가 이상우를 만나 연우무대 단원이 됐다. '동승' '비언소' '박첨지' '국물 있사옵니다' '여성반란' 등의 작품에 오르며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1996년 홍상수 감독의 영화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서 김의성의 추천으로 그의 동창으로 출연했다. 이듬해에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 송능한 감독의 '넘버3'에 연달아 캐스팅됐다. 송강호는 '넘버3'에서 특유의 말 더듬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각인됐다. 그는 '넘버3'로 대종상 신인남우상,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 한국 대표 감독들과 연이은 호흡…모든 영화가 대표작
좋은 연기자는 감독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일까? 송강호는 '넘버3'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과 연이어 호흡을 맞춘다. 김지운 감독과는 '조용한 가족'(1998)으로, 강제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쉬리'(1999)에도 캐스팅이 된다. '쉬리'에 이어 다시 한 번 김지운 감독과 손을 잡는데 '반칙왕'(2000)은 송강호의 첫 주연작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때 박찬욱 감독과도 인연을 맺는다. 그는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통해 도빌아시아영화제,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차지한다. 곧바로 박 감독의 실험작이자 대한민국 첫 하드보일드 장르인 '복수는 나의 것'(2002)에 출연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힌다.
'YMCA 야구단'(김현석 감독, 2002)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다고 증명한 그는 '살인의 추억'(봉준호 감독, 2003)으로 대중과 평단, 두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한다. 전국에서 525만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살인의 추억'은 송강호에게 대종상, 대한민국영화대상, 춘사영화상, 영평상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했다.
'효자동 이발사'(임찬상 감독, 2004), '남극일기'(임필성 감독, 2005), '괴물'(봉준호 감독, 2006), '우아한 세계'(한재림 감독, 2007), '밀양'(이창동 감독, 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김지운 감독, 2008), '박쥐'(박찬욱 감독, 2009), '의형제'(장훈 감독, 2010), '푸른소금'(이현승 감독, 2011), '하울링'(유하 감독, 2012), '설국열차'(봉준호 감독, 2013), '관상'(한재림 감독, 2013), '변호인'(양우석 감독, 2013), '사도'(이준익 감독, 2015), '밀정'(김지운 감독, 2016)까지 모든 작품이 대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관객들 예상 뒤엎는 예상 밖 연기
앞서 송강호의 모든 작품이 그의 대표작이라고 한 부분은 연기적인 측면에서 그러하다. 예를 들면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도 캐릭터에 있어 비슷한 면이 있으면 '연기는 잘하지만 똑같다'는 말을 듣기 일쑤다. 그러나 송강호는 달랐다. '이제 끝이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다음 작품에서 또다른 연기를 펼치며 몰입도를 높인다.
물론 '의형제' 이후 '푸른소금'과 '하울링'으로 연이은 흥행 참패를 당한 후 위기론에 휘말리기도 했지만 송강호는 정공법을 택한다. '설국열차'로 세계에 얼굴을 알렸으며 '관상' '변호인'까지 연타석 홈런을 쳤다.
특히 '사도'에서는 젊은 시절 명군(名君)영조부터 늙어 아들과 반목하는 아버지 영조를 연기했는데, 아들 사도세자가 죽자 안타까워하는 연기는 압권이다.
촬영 중에는 그 배역에 온전히 살아 캐릭터가 살아있게 하는 것, 송강호를 배제하고 메소드 연기(극중 인물에의 동일시를 통한 극사실주의적 연기 스타일을 지칭하는 용어)를 얘기하기는 힘들 것이다.
송강호는 현재 '마약왕'(우민호 감독) 촬영 중이다. 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에도 예약돼 있다. 송강호의 다음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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