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권혁기 기자] 영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가 평점테러를 당하고 있습니다. '군함도'는 이제 막 개봉한 영화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택시운전사'는 개봉 전인데도 평점테러를 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바로 극우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 평점테러 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베 회원들은 주변인들에게 '공지사항'이라며 "개봉될 영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절대로 안보기 운동. '군함도'는 촛불영화, '택시운전사'는 5·18을 미화하는 영화입니다. 널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군함도'는 관람객 평점이 8.53점인 것에 반해 네티즌 평점은 5.45점입니다. 그 중 1점이 44%, 10점이 40%입니다. 명백한 평점테러 입니다. 과연 일베 회원들은 '군함도'를 보고 평점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것일까요?
'군함도'에 촛불을 들고 있는 장면이 있다고 해서 '군함도'가 어떤 이념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게 아닙니다. '군함도'는 1945년 일제강점기 경성 반도호텔 악단장 강옥(황정민 분)과 그의 하나뿐인 딸 소희(김수안 분), 그리고 종로 일대를 주름잡던 주먹 칠성(소지섭 분), 일제 치하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온 말년(이정현 분) 등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습니다.
촛불이 등장하는 장면은 일본인들 몰래 조선인들이 회의를 하기 위해 모인 곳에서 촛불을 들고 있을 뿐입니다. 그 상황도 지난해 실제 벌어졌던 촛불시위와 성격도 다릅니다. 군함도를 탈출하자는 의견에 대한 찬반 토론, 그리고 윤학철(이경영 분)과 박무영(송중기 분)이 설전을 벌이는 장면이었죠.
그러면서 고(故) 노무현 전(前) 대통령에 대한 모욕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일베에는 '노무현 군함도 긴급방문'이라는 제하에 '군함도' 촛불 장면에 우스꽝스러운 노무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했습니다.
'군함도'는 오히려 국익을 위해 한몫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군함도'가 개봉되자 강제동원 피해자의 청구권이 이미 소멸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 관방 장관은 '군함도' 개봉일인 26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징용공(강제동원 피해자) 문제 등 한일간의 재산청구권 문제는 한일청구권 협정에 의해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일청구권 협정은 지난 1965년 체결됐습니다.
그러면서 "2015년 12월 한일간 위안부 합의는 양국 정부 간 합의이다. 양쪽 모두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죠. '군함도'가 개봉되자 국내 징용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군함도'에 촛불 장면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평점테러를 자행하고, 고인을 모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일베 회원들의 각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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